[새 아침을 여는 시] 종의 기도

김철모

외롭게 매달려 있는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당목撞木을 힘껏 때려

소리를 낼 수 있게 하소서

 

기다리는 외로움보다

종소리 나는 고통 있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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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때려야, 내 몸이 아파야, 몸속의 소리가 바깥세상으로 울려 퍼지는 삶. 허공을 붙잡고 바람의 모서리에서 시간을 걸어가는 종의 기도는 외로움보다 고통을 기원한다. “외롭게 매달려 있는” 종은 세상의 아픔을 몸의 소리로 울려 퍼지게 하는 기도. 소리는 기도하는 자에겐 희망을 줄 것이며, 아픈 통증으로 몸부림치는 사람에겐 비명처럼 들릴 것이다. 종소리는 가장 버림받은 억울한 사람의 기도이기를 바란다. <종의 기도> 처럼 나는 그렇게 간절한 기도를 한 적이 있었던가. /이소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