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입장료 2배 넘게 인상한 전주동물원

15일 재개장… 성인 1300원→3000원, 청소년 600원→2000원 등
일부 시민 “서민경제 어려운데 지금 인상해야 하나” 볼멘소리
동물원 측 “인상안 보류 검토했지만 요금 부담 안된다고 판단”

코로나19로 임시 휴장했던 전주동물원이 운영을 재개한 15일 동물원 매표소에 2배 이상 인상된 입장료가 게시돼 있다. /조현욱 기자

15일 오전 아이와 함께 전주동물원을 찾은 이모씨는 몇 번이고 요금표를 살펴보게 됐다. 요금이 인상돼서다. 당초보다 2배가 넘는 가격이었지만 동물을 보기 원하는 아이를 위해 변경된 금액을 지불하고 동물원에 입장했다.

이씨는 “코로나19로 수입이 줄었는데 이 시국에 요금을 올리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면서 “많은 금액이 아니더라도 지금 상황에서는 솔직히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서민경제가 얼어붙은 가운데 전주동물원이 요금을 두 배 이상 인상하자 볼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주시에 따르면 동물원 입장료 인상안은 지난해 8월 확정되면서, 지난 1월부터 인상안이 적용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거리두기가 강화됐고, 그간 문을 닫았던 동물원이 15일부터 재개장하며 사실상 이날 인상된 요금제가 시행됐다.

인상된 요금은 성인 1300원에서 3000원, 청소년 600원에서 2000원, 어린이 400원에서 1000원으로 2배가 넘는다.

전주동물원 측은 인상안이 2년 전부터 논의됐던 사안이고, 7개월 전 이미 확정된 인상안을 되돌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인상안 보류도 검토했지만 시민사회단체 측의 “전주동물원의 저렴한 입장료는 야생동물의 가치 하락으로 비춰진다”는 비판에 철회됐다.

서세현 전주동물원장은 “관람객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된다”면서도 “코로나19로 입장료 인상안 보류도 검토했지만 커피한잔도 나오지 않는 요금이 큰 부담이 안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상안 입장료를 전국의 타 동물원과 비교해 보더라도 저렴한 편”이라며 “그간 수입이 적어 운영상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