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주시의 주택공급정책을 보면 장기적인 안목이 부족하다. 한편에선 도시개발을 통해 민간부문의 아파트 공급을 촉진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이미 합의한 공공부문의 구도심권 재개발 및 주택공급을 파기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공급정책은 민간이든 공공이든 공급자 위주가 아닌 수요자 중심이 우선돼야 한다. 특히 무주택 서민 등 저소득층의 내 집 마련의 꿈이 꺾이지 않도록 공공부문의 임대주택 공급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게 전주시의 책무다. 그런데도 전주시가 계획한 임대주택 공급 계획은 공급자 위주로 치우쳐 있다. 또한 임대주택 공급지역도 신규 도시개발지역에 편중되어 있다.
전주시의 임대주택 계획을 보면 오는 2025년까지 연차별로 7220여 세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올해 효천지구 630세대, 내년 만성지구 896세대와 에코시티 2392세대, 2025년 천마지구 587세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즉 임대주택 공급물량의 62%가 효천지구 만성지구 에코시티 천마지구 등 신규 도시개발구역에 쏠려 있다. 이들 임대주택 공급물량은 공공부문이 아닌 민간부문에서 공급하는 임대아파트다. 민간임대는 의무 임대기간이 만료되면 분양 전환이 이뤄진다.
공공부문에서 공급하는 임대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건설하는 887세대를 포함해 총 1124세대다. 이는 전체 계획물량의 15.5%에 불과하다. 더욱이 전주시가 자체적으로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은 사회주택 등 237세대뿐이다.
현재 전주시의 임대주택 공급 계획으로는 저소득층 등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을 실현하기에는 턱없이 미흡하다. 전주시는 LH와 이미 합의하거나 허가했던 전주 가련산과 역세권 개발사업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인구증가 없이 도시팽창을 유발하는 개발사업은 지양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 두 곳에는 LH에서 공공임대주택 7581세대를 건립할 예정이다. 무주택 서민들에겐 내 집 마련의 호기가 아닐 수 없다.
전주시의 주택보급률이 113%로 높은 편이지만 무주택자도 35%에 달한다. 전주시는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난을 해소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공공임대주택 공급 대책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