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견디면 월 25만원?’ 이웃분쟁 점입가경 양상

최근 익산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 금전 합의 사례 올라와 시민들 쓴웃음
층간소음 피해 호소 끊이지 않는데다, 복수 방법 및 관련 상품까지 나와
익산시 공동주택 층간소음 방지 조례 만들었지만 현실 조정 역할은 한계
광명시 층간소음 갈등해소 지원센터 같은 전담 조정기구 설치 검토 필요

삽화=정윤성 기자

“친구 아파트 윗집에 애들이 하도 뛰어다녀서 층간소음으로 엄청 싸우더라고요. 그러다 최근에 도저히 안 되니까 윗집에서 월 25만원씩 상품권딜을 하고 친구는 바로 오케이 했다네요. 그 뒤로 소음은 더 심해졌는데 평소에 엄청 스트레스 받던 친구가 이상하게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고 하네요. 이게 금융치료란 건지..”

최근 익산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 층간소음 문제를 놓고 월 25만원 보상에 합의했다는 사례가 올라와 쓴웃음을 짓게 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건 대놓고 뛸 테니 참으라는 건가’, ‘어찌 돈으로 해결하려는 생각을 한 건지’, ‘금융치료고 뭐고 서로 조심했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이다.

이외에도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발망치(발소리가 망치질을 하는 소리처럼 들린다는 의미의 신조어), 심야시간대 청소기·세탁기 소음, 문 쾅 닫는 소리, 집들이 소음, 노랫소리 등으로 인한 층간소음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층간소음 복수 방법을 소개하는 글이나 동영상까지 게시되고 있다.

실제 주요 포털에서 ‘층간소음 복수’를 입력하면 층간소음 해결 세라믹 고무망치, 위층 복수 천장치기 망치, 층간소음 우퍼 스피커 등 갖가지 상품이 검색된다.

이처럼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층간소음 이웃분쟁이 점입가경 양상을 보이며 실효성 있는 조정기구 설치 등 대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층간소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익산시는 층간소음 방지를 위한 추진계획의 수립·시행, 실태조사, 공동주택 층간소음 관리위원회 설치·운영 등의 내용이 담긴 ‘익산시 공동주택 층간소음 방지 조례’를 지난 2019년 9월 제정했다.

하지만 대부분이 임의규정이거나 권고 수준에 그쳐 실제로 조례에 따른 추진계획이나 실태조사는 전무한 상황이고, 분쟁 조정을 위한 행정의 노력은 한계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경기 광명시는 지난 2013년 7월 전국 자치단체 중 최초로 ‘층간소음 갈등해소 지원센터’를 개설하고 전담직원 배치, 전문간 자문단 구성 등을 통해 층간소음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는 2017년 환경부가 선정한 층간소음 분쟁 조정 및 예방 우수사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층간소음 민원이 접수되면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해 조정을 하거나 별도의 관리사무소가 없는 연립·빌라 등 소규모 공동주택의 경우 직접 현장에서 중재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인력부족 등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최대한 상호 이해하면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한편 지역 내 공동주택에 층간소음 예방 및 분쟁 해결 관련 홍보물을 배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