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군산 미 공군기지에서 이색적인 전속행사가 열렸다. 제8통신중대 소속 공군 안톤 솔로셴코 등 장병 3명이 제8임무지원단 사령관 제니퍼 펠프스 대령의 주재하에 우주군(USSF: United States Space Command)으로 편입되는 입대 선서식을 했다. 이들을 포함해 8명의 미 우주군은 오산 공군기지 내 제 607항공작전센터에 배속돼 미 공군·한국 공군과 함께 유사시 대비태세를 위해 근무 중이다.
우주군은 그동안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등장했다. 그러나 냉전시대를 맞아 우주전쟁이 현실화하면서 1982년 미 공군 내에 우주사령부가 운영되어 오다 2019년 트럼프 대통령 때 창설됐다. 우주군의 명칭은 지난해 11월 창설 1주년을 맞아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가디언스(guardians·수호자들)라고 명명했다. 우주 공간을 무대로 한 슈퍼히어로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따왔다는 얘기도 있다.
사실 우주군의 존재에 대해선 미국 사회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달 초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우주군 관련 질문에 “와우 우주군이라”며 코웃음을 쳤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그는 출입기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창설한 우주군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계속 유지되는지 묻는 질문을 농담처럼 여겼기 때문이다. 존 레이먼드 우주군 참모총장도 화상 회의 질문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우주군이 하는 일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그게 내가 하는 일”이라고 어머니를 이해시켰다고 전했다.
우주군의 주요 임무와 역할은 우주 안보와 우주에서의 전투력 투사, 우주 기동성과 군수지원, 우주를 경유하는 정보의 보안성 등으로 알려져 있다. 즉 우주 공간에서의 중국과 러시아의 활용 능력과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주 전력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실제 중국은 반위성 요격 미사일 시험과 우주 인공위성에 레이저 무기 탑재 추진, 지상 우주통제국에 대해 사이버 공격 자행, 그리고 민군 융합전략에 의한 우주 무기 확장 등을 꾀하고 있다. 지난 2001년과 2003년 아프간과 이라크의 대테러전쟁도 첨단 무기를 동원한 국지전이지만 실제론 우주 통신인공위성과 군사위성에 의해 정밀 타격이 이뤄진 우주전 이었다.
군사 전문가들은 우주가 이미 전투 도메인(war-fighting domain)으로 변질됐다고 전한다. 인도가 2019년 반위성 타격위성 미사일을 운용하는 우주군을 만들었고 일본 스페인 이탈리아 등도 우주 전담기구나 군부대를 창설했다. 한국 공군도 미 우주군과 정례협의체를 개설하고 우주작전 교육 훈련에 참여하게 된다. 이젠 스타 워즈(Star Wars)시대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