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전북의 오래된 마을과 산을 찾는 방법은

전북문화원연합회 <전북문화 제24호> <전북의 오래된 마을> 발간
향토사(鄕土史) 연구방법론 제시… 14개 시군 산, 사라지는 마을 담아

전북문화원연합회에서 출신 지역의 역사인 향토사(鄕土史)의 연구방법론을 제시한 책을 내놨다.

최근 발간한 <전북문화> 제24호와 <전북의 오래된 마을> (전라북도문화원연합회)이다.

문화원연합회는 20년 간 전북의 역사와 문화를 되새기는 작업을 해왔다. <전북문화> 에서는 정치·행정·군사·외교가 중심이 된 중앙사(中央史)의 연장선상에서 향토사를 연구하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중앙통사에 오를 만한 지방의 사건, 중앙과 지방의 관계, 지방행정제도에 집중되는 연구경향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책은 향토의 내력, 그 공간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 삶의 내력 등을 중심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종우 전북문화원연합회장은 “향토사를 어떻게 써야 하는 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책은 두 가지 기획 특집으로 구성됐다.

하나는 전북문화원연합회주최로 개최했던 ‘전북의 오래된 마을’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원고들이다.‘전북의 모든 시군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들을 찾아서 그 유례와 거기에서 이어온 삶의 내력들을 엮는 데 필요한 것들은 무엇인가’. ‘또 어떻게 기술해야 할 것인가’ 등이 주제로 엮인 것들이다.

다른 하나는 ‘전북의 산’이라는 타이틀로 전북 14개 시군에 있는 산에 대해 살폈다. 이 장에서는 풍악산, 교룡산, 동악산, 청룡산 등의 유래와 지금까지 몰랐던 산 이름들이 나와있다.

책에서는 “전북은 동쪽으로 산악지역과 연해 있어서 지리선 덕유산 등 높은 산이 있는가 하면 서쪽 김제지역 같은 경우는 평야지대로 50m이하로 낮은 구릉같은 경우도 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경우도 있다”며“어떤 경우이든 그 지역의 삶의 터전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고창군 심원면 월산리(사등마을). 이 마을은 섯구덩이(소금을 걸러내는 시설) 방식을 이용해 자염(煮鹽)을 생산한다.

전북연합회는 <전북의 오래된 마을> 도 함께 펴냈다. 지난 2019년 향토문화연구사업으로 진행된 ‘전북의 오래된 마을 조사’의 결과물이다.

이 책은 전북에서 사라져가는 마을의 역사와 문화. 축제, 설화, 민속의례, 전통생활양식 등을 기록했다.

사례는 고창군 심원면 월산리, 군산시 옥구읍 상평리, 김제시 교동, 남원시 대산면 대곡리, 무주 무풍면 현내리, 부안군 위도면 대리, 순창군 동계면 구미마을, 완주군 봉동읍 봉강마을, 익산시 성당면 성포마을, 임실군 오수면 둔덕리, 장수군 장계면 삼봉리, 전주시 삼천동 계룡리, 정읍시 고부면 입석마을, 진안군 마령면 원강정마을이다.

나 원장은 “마을 조사에서는 눈에 보이는 유물·유적에 편중해 살피는 게 아니라 각 마을에서 살았던 선조들의 모습과 생각, 환경을 찾아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의 삶은 태어난 바탕을 중심으로 시작된다”며“인간 역사의 뿌리가 향토사에서 출발한다면 마을의 역사는 단순한 과거의 이야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오늘과 미래를 열어가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