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역설, 지금이 도전할 기회다

우범기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우범기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핫하게 떠오르는 기업이 있다. 바이오시밀러(복제약)와 코로나19 토종치료제를 개발한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은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을 일으키며 K-바이오산업을 이끌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창업자는 자본금 5000만원으로 연매출 2조원대의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을 만들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기업의 성공비결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연구개발(R&D)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혁신이라고 한다.

기업하시는 분들에게 투자를 하려거든 지금이 기회라고 말하고 싶다. 그 투자처가 어디냐고 묻는다면 연구개발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하라고 조언한다. 그렇다고 “위험한 장사가 많이 남는다”는 말처럼 투기를 하라는 말이 아니다.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혁신에 과감한 투자를 당부하고 싶다.

한 가지 더 연구개발 방법에 대하여 팁을 드린다면 기업이 현재 기획하고 준비하는 주력아이템에 100% 몰입하지 말고 엉뚱한 아이템에 30% 정도를 투자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이는 지난 1997년 IMF때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 2번의 실패를 체험한 기업에서 얻은 교훈이기도 하다. 즉, 지속가능한 기업경영을 위해서 경기흐름을 잘 파악하고 미래를 준비하는데 역량을 분산할 것을 주문하는 말이다.

연구개발은 기초연구와 응용화연구로 구분된다. 기초연구는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원천연구 분야가 중심이 되고 응용화 연구는 기초연구의 성과를 기반으로 특정한 산업분야에 제품화까지 진행하는 연구분야다.

지역산업에 있어서 연구개발은 후자인 응용화 연구개발이 주를 이룬다. TRL(기술성숙도) 9단계 중 산업원천 기술개발 단계인 2단계부터가 응용화 연구개발이라고 하지만 대개의 경우는 5단계인 시작품 단계부터를 통상 응용화 연구개발 분야라고 한다.

우리나라 기업 중 창업을 해서 성장하는 과정 중 5년차 생존율은 30% 정도라고 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창업 후 3~7년 차에 죽음의 계곡인 데스벨리를 겪게 된다. 이 기간에 창업한 기업 중 거의 70%의 기업들이 사라진다.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고 창업한 기업들이 데스벨리를 극복하고 성장, 도약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등 과감한 투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가 된다. 지방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 아직까지 연구개발에 대한 인식이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우선 당장의 이익에 급급해 성과가 나지 않고 장시간 소요되는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투자에 인색하고, 연구개발 지원비를 눈먼 돈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지원의 주체가 되는 정부나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연구개발 사업은 공모를 통해 대상기업을 선정하고, 사업이 완료되면 3년간 추적조사를 통해 사업화가 성공해야 한다며 성과를 강요한다. 연구개발 성공률이 3~40%에 불과한 점을 고려한다면 무리한 요구다.

기업이 성공하려면 동일한 아이템으로 연구개발을 추진해 두 개의 기업이 망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말처럼 연구개발에 대해 조급함을 갖지 말고 지속적이고 일관된 투자가 있어야 한다. 기업과 정부, 지자체가 연구개발을 같은 시각으로 바라보고 같은 마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범기 전라북도 정무부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