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이승·저승 잇는 마지막 의식의 노래… 이오장 시집 ‘상여소리’

상엿소리 시로 승화시킨 85편 수록

“어-노 어-노 어나리 넘자 어-노”

요령잡이의 선소리에 맞춰 좌우에 각각 6명씩 총 12명의 상두꾼이 후렴으로 읊는 소리. 이승과 저승을 잇는 마지막 의식의 노래 상엿소리다.

장례문화에서 상여는 가장 중요한 장례기구로 발전해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었으나, 언제부턴가 갑자기 상여가 보이지 않게 되더니 이제는 거의 볼 수 없게 됐다. 상여가 사라지면서 상엿소리도 자연히 들을 수 없게 됐다.

이오장 시인이 지금은 들을 수 없는 상엿소리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그 소리를 더듬어가며 한 권의 시집 <상여소리> 를 엮어냈다.

“태어나 죽는 순간까지/ 의문의 해답을 찾지 못하는/ 눈 뜨고 앞이 보이지 않는 삶/ 인생은 그런 거다” (‘상여소리 07’ 일부)

이번 시집에는 상엿소리를 시로 승화시킨 총 85편이 실렸다. 시인은 삶과 죽음을 통해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날그날 최선을 다하고, 앞장서지 말고 함께 가고, 크고 작은 것을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길을 가라고 말이다.

이오장 시인은 김제 출신으로 2000년 ‘믿음의 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현재 한국NGO신문 자문위원, 부천문인회 회장으로 있다. 2019년 제5회 전영택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시집 <왕릉> <고라실의 안과 밖> <99인의 자화상> 등 16권, 동시집 <서쪽에서 해뜬날> <하얀 꽃바람> 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