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성추행·막말 등… 전북 기초의원 왜 이러나

송상준 의원 음주운전, 김중희 의원 성추행, 조규대 의원 막말 등
전북참여자치시민연대 “스스로 만든 윤리조례 실망스러운 수준 전락”

삽화=정윤성 기자

전북지역 기초의원들이 음주운전, 성추행, 막말 등 각종 사건에 연루되며 곳곳에서 기초의회에 대한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기초의회 및 정당도 사건에 연루된 의원들에 대한 징계의결이 번번히 무산되면서 기초의회 자질 논란까지 번지고 있다.

송상준 전주시의원은 지난해 4월 5일 오후 11시께 전주시 덕진구 여의동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시고 자신의 차량을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송 의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치인 0.064%였다.

전주지법은 송 의원에게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김중희 정읍시의원은 2019년 9~10월 음식점에서 동료 여성 의원의 신체를 접촉하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1심 선고 후 정읍시의회는 김 의원에 대한 ‘정읍시의회 의원 징계의 건’을 표결에 붙였지만 부결됐다.

이에 전북여성단체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는 즉각 반발, “성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의원직을 유지하게 되는 이 상황을 형언할 수 없다”며 “정읍시의원들의 성인지 관점이 부재함에 분노한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조규대 익산시의원은 올해 초 익산시가 공고한 공동주택 지원 사업에 대한 선정 결과에 불만을 품고, 담당 익산시청 공무원들에게 ‘개XX’, ‘야 이 X끼들아! 고따위로 행정을 해?’라는 등의 욕설과 막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남원에서는 양해석 시의원의 농지에 태양광 발전 사업을 추진하면서 타인의 묘지를 훼손하고 일대 부지를 섬처럼 고립시킨 채 공사를 강행해 말썽을 빚고 있다.

양 의원은 대산면 신계리 가마골에 위치한 자신의 농지를 태양광 업자에게 임대해줘 658k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시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발전소 부지 중앙에 장모씨 집안이 60여년 전부터 소유한 선산과 관리용 논 500여㎡가 섬처럼 들어 있지만 이들과 상의 없이 접근하지 못하게 고립 상태로 만든다는 주장이 제기된 상태다.

조경수 군산시의원은 전 시민사회단체 대표와 폭행사건으로 연루돼 현재 경찰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창엽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지방의회는 의원들 스스로가 직접 만든 윤리조례를 통해 움직인다”면서도 “자신들이 만든 윤리조례를 충실히 수행해야할 의무와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기초의원 자신들이 방기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이 처장은 “각 소속 정당과 지방의회는 사건에 연루된 의원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음에도 어떠한 징계도, 조사도 없다”면서 “지방의회의 윤리조례는 지켜도 그만, 안지켜도 그만인 실망스러운 수준으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최정규·송승욱·임장훈·김영호·문정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