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전북본부 직원 수사 본격화… 수사 어디까지 확대되나

두 번 압수수색에 전북본부 직원 격양
경찰, 가족·친인척까지 수사 방침
도내 LH 주관 개발지 수사도 확대

22일 전북경찰청 부동산투기사범 전담수사팀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북본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품을 챙겨 빠져 나오고 있다. 조현욱 기자

전북경찰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북본부에 대한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22일 경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자 LH 전북본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의 LH 전북본부 직원 2명에 대한 수사가 본격 시작되면서 그 범위가 어디까지 미칠지 주목된다.

 

△ 2번 압수수색에 전북본부 격양

경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자 LH 전북본부에는 무거운 긴장감이 감돌았다. LH 전북본부는 압수수색이 시작된 이날 오전 9시께부터 1층 현관문에서 취재진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2층에 삼삼오오 모인 직원들은 출입문 밖으로 “아침부터 압수수색에 대한 뉴스가 나오더니, 기자들이 저렇게 몰려왔다”고 수군거렸다.

LH 전북본부 한 직원은 “파악된 것이 전혀 없다. 오늘은 어떤 취재에도 응할 수 없다”며 “청사 밖으로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LH 전북본부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경기 남부경찰청이 LH 전북본부 소속 A씨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이후 2번째다. A씨는 2019년 12월 광명시 노온사동 임야 4200㎡를 6억 5000만 원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LH 전북본부는 A씨를 직위해제한 상태다.

다른 한 직원은 “수사대상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몇 번의 압수수색이 더 이뤄질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 향후 수사방향

전북경찰청 부동산투기사범 전담수사팀은 LH 전북본부 직원 2명을 입건하고, 하드디스크와 휴대폰,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3기 신도시 원정투기와 도내 LH 주관 개발지에 대한 투기 정황 등 2건이다. 그간 전북경찰은 자체적으로 입수한 부동산 투기 첩보와 국가수사본부에서 내려온 정보를 토대로 LH 전북본부 등을 상대로 내사를 진행해왔다.

현재까지 이들은 구입한 땅을 처분하지 않고 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휴대전화와 하드디스크를 포렌식 분석을 통해 수사의 핵심인 내부 정보 유출 상황을 확보할 방침이다. 내부 정보가 누구에게, 어디까지 퍼졌는지를 들여다본다는 것이다. 포렌식 분석을 토대로 LH 전북본부 직원 2명외에도 가족 및 친인척 등까지 수사할 방침이여서 실제 수사는 수십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A씨는 부인과 친인척을 넘어 마을주민에게도 공유해 조직적인 투기를 한 의혹으로 경기 남부청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압수된 자료에 대한 분석을 마치는 대로 피의자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 도내 LH 주관 개발지

경찰의 이번 압수수색 혐의에는 3기 신도시 투기 관련 외에도 전북 내 개발지에 대한 투기 정황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3기 신도시 투기를 넘어 LH가 주관한 도내 개발지역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양상이다.

LH가 전북 내에서 시행한 개발예정 지역은 남원 구암지구, 완주 운곡지구, 익산 부송4지구, 순창 순화지구 등 4곳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임실 오수나 관촌 지역에 LH가 아파트 건축 사업을 진행 할 것이라는 소문이 지역 내에서 돌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수사를 기점으로 LH가 주관한 도내 개발지에 대한 투기 정황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강제수사가 돌입한 것은 맞다”면서도 “자세한 사안은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