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교통사고 줄이기 연중캠페인] ③ 봄철 졸음운전 예방법

이희종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 기술처장

이희종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 기술처장

‘봄잠은 가시덤불에 걸어져도 잔다’는 말이 있다.

가시덤불에 누워서도 잠이 들 정도로 봄잠에 부대끼는 현상을 비유한 속담이다. 추운 겨울을 움츠려 지내다가 따뜻한 봄이 되면 신진대사가 환경에 적응하고 늘어난 활동량으로 인해 우리 몸은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졸음이 찾아드는 춘곤증을 겪게 된다. 일상생활에서야 언제든 졸리면 눈을 붙이면 될 일이지만 운전중 졸음이 쏟아진다면 난감한 일이다.

시속 100km이상으로 주행하는 고속도로에서는 운전자가 3~4초 동안 졸음운전을 하게 되면 차량은 100m이상을 아무런 통제 없이 질주하게 된다. 눈 깜짝할 동안의 방심으로 돌이킬 수 없는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5년간 봄철 고속도로 사망사고의 원인 중 70%가 졸음과 전방주시 태만이고, 2020년 도내 고속도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중 60%가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에서 발생했다. 고속도로 사고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 과속이나 음주운전에 의한 사고보다 피해가 훨씬 크다. 졸음운전은 운전자가 돌발상황에 대처하지 못하고 차량의 제동 없이 곧바로 충격을 받는다는 점에서 더욱 치명적인 것이다.

한국도로공사는 봄철에 급증하는 졸음운전 사고를 예방하고자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다. 먼저 경찰과 합동으로 졸음 취약시간대인 15~18시, 21시~익일06시에 주기적으로 사이렌을 울리는 알람 순찰을 실시하고 있으며, 전국 고속도로에 설치된 도로전광표지와 대형 통천 거치대 등을 활용하여 졸음운전 위험성 및 사고예방 행동 요령을 안내하고 있다.

또한 경찰청, 한국도로공사, 한국교통안전공단이 함께하는 고속도로 합동 단속팀을 운영하여 졸음운전뿐 아니라 적재불량, 음주 등 법규위반 차량을 단속함으로써 고속도로 교통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전자 스스로 경각심을 갖고 졸음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다.

고속도로에서의 졸음운전은 주로 운전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피로가 겹쳐 속도 감각이 둔화되거나 긴장감이 풀려 발생한다. 운전자들은 목적지까지 가야된다는 조급한 마음에 쏟아지는 졸음을 참는다. 그러나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게 찾아드는 것이 졸음인 만큼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잠깐이라도 좋으니 운전중 졸음이 쏟아진다면 가까운 휴게소나 졸음 쉼터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차량을 정차한 뒤 운전하며 경직되어 있던 몸을 스트레칭으로 풀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차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주행중 잠시 창문을 열거나 차량내 공기순환모드를 외기순환으로 전환해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좋다. 차량 내부에 산소가 부족해지면 뇌에 피로감이 쌓이면서 졸음이 올 수 있다. 차량 환기는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이다.

또 운행중 앞차가 졸음운전을 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면 경적소리를 울려 알려야 한다. 졸음운전 하는 차를 그냥 지나치거나 방관하게 되면 모두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순간의 방심으로 자신뿐 아니라 타인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졸음운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졸음은 누구에게나 어떤 경우에도 찾아올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극복하려 하지 말고 잠깐의 휴식으로 피하는 것이라는 운전자 스스로의 마음가짐이다.

졸음운전 사고예방으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안전한’ 봄나들이가 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하겠다. /이희종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 기술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