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은의 노래 <엄마가 딸에게> 는 엄마와 딸이 차마 말하지 못하는 속마음을 서로에게 이야기하는 가사와 아름다운 멜로디로 사랑받는 곡이다. 이 곡은 더 깊어진 양희은의 목소리에 얹힌 시적 가사만으로도 울컥해지지만 또 다른 가수와 대화하듯이 주고받는 대목은 숙연해지면서도 마음 따뜻해지는 울림이 더 크게 온다. 엄마가>
양희은은 지난 2014년 새로운 작업을 시작했다. 후배 음악가들과 함께 작업해 새로운 곡을 내놓는 싱글 연작 프로젝트 <뜻밖의 만남> 이 그것이다. <엄마가 딸에게> 도 이 프로젝트의 네 번째 결실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노래는 아홉 곡인데 그 면면이 모두 새롭고 뜨겁고 아름답고 에너지가 넘친다. 새 곡이 발표될 때마다 그의 프로젝트가 주목 받는 이유다. 엄마가> 뜻밖의>
프로젝트에 참여한 음악가들 또한 눈길을 끈다. 윤종신, 이적, 이상순, 김창기, 아스트로비츠, 강승원, 김반장, 악동뮤지션, 성시경에 이르기 까지 작곡가, 싱어송라이터, 레게 가수, 프로듀서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실력을 인정받는 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모두가 양 희은의 프러포즈를 받았을 터인데, 장르의 영역도 세대차도 만만치 않다. 이를테면 다섯 번째 곡 <슬픔 이젠 안녕> 은 프로듀서이자 일렉트로닉 음악가 아스트로비츠와의 작업 결실이고, 일곱 번째 곡 <요즘 어때? 위 러뷰 쏘> 는 레게 가수 김반장과의 콜라보로 포크와 레게 소울이 만났다. 여덟 번째 콜라보 <나무> 는 47년이나 나이차가 있는 악동뮤지션과의 작업이지만 세대차는 물론 시대의 간극 없이 전달되는 음악적 조화가 놀랍다. 나무> 요즘> 슬픔>
프로젝트의 결실은 대부분 후배들이 곡을 만들고 양희은이 부르는 형식이지만 콜라보 작업은 듀엣이나 피처링 등 단순한 결합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사와 작곡, 프로듀싱까지 이어내는 밀도 있는 작업으로 완성도를 높인다.
사실 예술의 영역에서 콜라보는 낯설지 않다. 한 장르 안에서 성격을 달리하는 영역의 작업이 조화를 이루거나 전혀 다른 장르와 장르가 만나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내는 예도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양희은의 콜라보 프로젝트 <뜻밖의 만남> 은 더 특별하다. 우리나라 대중음악사에서 그야말로 특별한 존재인 그가 같은 시대를 사는 후배들과 소통하면서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통해 세상과 새롭게 교류하는 일의 의미와 가치가 갖는 무게 때문이다. 뜻밖의>
세대가 소통하고 교류하는 일이 예술의 영역에서만 의미 있는 일은 아닐 터. 양희은의 지치지 않는 음악적 도전이 더 빛나 보이는 이유도 거기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