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을 쪼아 먹다가
덫에 걸린 어미 새
빈들에 머무는
생각 한 조각 젖고
추억은 한 줌 정을 두고
꺼억꺼억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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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정이 한 줌밖에 안 되겠습니까? 잊으려고, 어떻게든 잊어보려고 애를 썼겠지요.
그리움이란 건 아무리 쪼아 먹어도 소화되지 않는 덫이라네요. 정을 나누고 살던 사람이 곁을 떠나자 들판은 텅 비어버렸지요. 홀로 남은 저 새 울다가 그리워하다가 가끔 날개를 조심스레 펴 보기도 하겠지요. 지난 일들을 기억하는 것만큼 잊는 것도 우리 삶에 힘이 되지요. /김제 김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