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외토·외일마을 집단 암 철저한 규명을

남원 내기마을과 익산 장점마을에 이어 고창 외토·외일마을에서도 주민들이 집단 암 발병을 호소하며 원인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마을 인근 가축분뇨 재활용시설(퇴비공장)을 의심하고 있고 고창군은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청정한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는 전북의 농촌 마을 곳곳에서 집단 암이 발병하고 있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고창군 성내면 월성리 외토·외일마을 주민들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어 집단 암 발병 사실을 알리고 철저한 원인 규명을 호소했다. 마을 인근 퇴비공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해충 등으로 오랫동안 고통받아 왔으며, 악취가 심할 때는 식사하기도 힘들고 구토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외토·외일마을에서는 최근 10여년 사이 전체 34가구의 절반 가까운 16가구에서 16명의 암 환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3명은 사망했고 11명은 투병중이며, 2명은 암 전단계에 있다고 한다. 암 환자 중 11명이 50~60대로 노환에 의한 발병으로 보기 어렵다는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전북에서는 남원시 이백면 내기마을에서 20여 명의 암 환자가 발생하고,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에서 30여 명의 암 환자가 발생하는 등 농촌 마을 주민들의 집단 암 발병 사건이 이어져 왔다. 익산 장점마을은 연초박을 이용한 비료공장이 원인으로 밝혀졌지만 남원 내기마을은 주민들이 원인으로 지목한 주변 아스콘 생산공장과의 인과성이 증명되지 못해 피해보상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농촌 마을의 집단 암 발생은 작은 지역사회 전체를 공포에 몰아 넣어 건강한 공동체 유지를 어렵게 한다. 청정 전북의 이미지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고창군은 환경보건분야 전문가들을 현지에 파견해 주변 대기·수질·토양·지하수·퇴비 등에 대한 오염도 검사를 실시하는 등 환경유해물질 유무에 대한 기초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다음 달까지 암 발생 역학조사(질병관리본부)와 건강영향조사(환경부)를 마무리해 암 집단 발병의 원인을 밝혀나간다는 계획이다. 고창군과 전북도는 외토·외일마을 집단 암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고, 환경오염 유발시설에 대한 관리 감독에 더욱 철저를 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