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인물] 대한예수교장로회 신정호 총회장 “코로나 시대 종교, 치유와 힐링 역할 해야”

지난해 9월 전북출신으로는 25년 만에 한국 기독교최대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장으로 전주 동신교회 신정호 목사(66)가 당선됐다.

한국 대표 교단의 회장으로서, 한국의 대표 목회자로서 1년 여의 험하다면 험한 가시밭 길을 절반넘게 걸어온 신 목사를 전주시 효자동 동신교회에서 만나 그동안의 업무와 남은 임기동안의 계획, 코로나 19시대 기독교가 직면해 있는 비판 등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 기독교 최대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으로 당선된 전주동신교회 신정호 목사가 '회복'의 목회철학을 제시하고 있다. /오세림 기자

-지난해 9월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측 총회장으로 추대되셨습니다. 총회장은 어떤일을 하시는 지요.

“본 교단 총회장의 사역은 교단 내부의 교회나 기관을 돌보는 일과 함께 한국 교회의 다른 교단 총회장들과 협력해 한국 교회를 섬기는 일을 합니다. 총회 산하의 69개 노회와 9288개 교회, 또 숭실대학교와 한남대학교, 서울여대를 비롯한 10개 대학교와 6개 병원, 교단 산하의 7개 총회직영 신학대학교, 115개 복직관 등의 여러 기관을 섬기는 일에 여념이 없습니다. 지난 4일(주일) 모인 ‘2021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에서 설교를 하는 것처럼 한국 교회를 대표해 섬기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총회장님께서는 ‘회복’을 목회철학으로 삼았고, 올해 총회 주제도 ‘회복’을 제시하셨습니다.

“우선 한국 교회가 하나님에 대한 순수한 신앙의 회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교회는 1970년대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우리 교단의 경우에도 70~80년대 해마다 5.7%가량 커왔습니다. 그 결과 매 10년마다 교세가 두 배씩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해마다 교인이 1.2%비율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교세의 성장과 감소현상을 보면서 순수한 신앙을 회복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한국사회는 경제적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분단돼 있습니다. 사회 내적인 갈등도 극심합니다. 그런 면에서 사회적으로 본래의 인간관계가 회복될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의 회복과 신앙의 회복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은 무엇인지요.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종교의 치유와 힐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교인들과 그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적 갈등과 상처를 치유하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사역도 종교적으로 순수한 신앙을 회복하는 데서 시작돼야 할 것입니다. 언제나 문제의 해결은 근원으로 돌아가서 순수한 신앙을 회복하는 데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코로나 19를 언급하셨습니다만, 일부 교회가 방역수칙을 어기면서 예배를 강행해, 기독교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목사인 저도 화가 납니다. 코로나 19는 바이러스이고 전염병이기 때문에 서로가 주의를 해야 합니다. 모두가 조심해야 하고, 특히 교회는 선제적으로 잘 해야 합니다. 방역수칙을 잘 지키지 않으면 대중들의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켜보는 사람 입장에서 참 답답합니다.”

 

-그렇다면 총회장님께서 운영하는 동신교회에서는 어떤 조치를 취하고 계십니까.

“저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으로서 책임이 더 큽니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지침에 따라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교회 내 식당에서 식사를 일체 금지했으며, 가급적이면 예배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성가대도 운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교인 분들 역시 만약을 대비해 나오시는 것을 자제하고 계십니다. 부득이하게 교회에 나오실 경우 열체크 등을 꼼꼼히 합니다.”

 

-총회장으로서 코로나 19로 어려워진 교회상황을 책임져야 하는 역할도 크시겠습니다.

“예 그렇습니다. 코로나 19로 한국 교회는 매우 어려운 처지에 있습니다. 예배 외 제반 활동이 크게 위축됐고, 예배도 제한적으로 드리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총회에서는 작은 교회들을 보살피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웃을 섬기는 일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올 초 교회 1050곳의 목회자들을 초청해서 격려했고, 약 8억여 원의 구호기금을 활용해 전국 2284개 교회에 재난구호금을 30만원씩 지급했습니다. 총회 내 크고 작은 갈등이나 문제도 해결해나가고 있습니다.

제 총회장 사역의 중심도 ‘회복’입니다. 총회 주제도 ‘주여! 이제 회복하게 하소서’로 정했습니다.”

 

-한동안 교회 세습 문제로 한국 교회가 큰 내홍을 겪기도 했는데 세습 문제는 잘 정리가 되셨습니까.

“지난 2019년 개최된 우리 교단의 제104회 총회에서 명성교회의 담임목사와 관계된 문제에 대해 참석인원 80% 이상이 찬성해 특별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에 따라 1년간 명성교회는 노회 대표 파송과 김하나 목사의 담임목사직 수행을 중단했습니다. 지금은 다시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총회는 앞으로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헌법을 보완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의 혁신과 개혁이 필요하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한국교회가 가야 할 길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한국 교회 교인이 다른 종교인구보다 많습니다. 그 동안 한국 교회는 병원, 학교, 사회복지기관 등을 설립해서 운영하면서 사회의 공적 책임을 감당해왔습니다, 앞으로 성장한 만큼 더 큰 책임을 감당해야 할겁니다. 더불어 코로나 19시대가 시작된 이후 사회가 크게 소용돌이 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내적으로 혁신하고 외적으로 디지털시대를 선도하는 것이 새롭게 주어진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30년 전 전주 동신교회를 개척하셔서 지금은 전북권에서는 큰 교회로 성장했습니다. 교회 성장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우리 교회 성장의 비결은 첫째는 예배를 중시한 일이고, 둘째는 교육을 통해서 교인들의 성장을 도모한 것과 셋째는 사회봉사를 열심히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교인들이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교회의 선교바자회는 동네잔치가 되었고, 군부대, 학교, 병원, 교도소, 노인정 등 사회 각 영역에서 섬기고 봉사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국민과 교단, 교단내 전국 1만여 교회와 교인들에게 전하시고 싶은 말씀을 해주십시오.

“해를 넘긴 코로나 19사태로 모든 게 침체됐습니다. 특히 소상공인 분들께서 크게 어려움을 겪고 계십니다. 낙심해서 절망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있는데, 희망을 잃지 마시길 바랍니다. 교회 활동도 위축된 상태입니다. 하나님께서 코로나 19를 소멸시켜 주실 것이라 믿고, 예배드리고 이웃을 섬기기에 힘쓰시기를 바랍니다. 동시에 교회의 예배당이 코로나 19 클린존이 되도록 유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한반도에 전쟁이 없고 국민이 걱정하지 않는 나라, 경제가 살아나고 국가 안보가 안심되는 나라가 되도록 힘써 기도하시길 바랍니다.”

 

신정호 총 회장은

1955년 순창에서 태어나 호남신학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를 졸업했다. 연세대연합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수료한 뒤, 미국유인대학교에서 목회학박사(D.Min)학위를 받았다.

신 총 회장은 어렸을 때 집안에서 자신 만 교회를 다니다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목사의 길을 걷게 됐다. 다니던 교회 목사님의 말씀 하나하나가 그를 목회자의 길로 이끄는 이정표가 됐다고 한다.

그는 “신학대를 간다고 하니 집에서 정말 많이 혼내셨다. 당시 담임 목사님께 차비를 빌려 광주 호남신학대 입시를 보러 갈 정도 였다”고 회상했다.

그리스도인의 길을 걷기고 맘을 먹은 그에게 신앙과 예배는 소중했다. 전도를 위해 교회도 빨리 열었다. 전주시내 한 상가 지하실에 개척교회를 열었다.

1991년 전주 효자동에서 동신교회의 문을 열었다. 시작은 80평 남짓한 조립식 교회였지만, 교세가 점차 확장되면서 현재는 신도 3000여 명이 넘는 전북권에서도 큰 교회로 성장했다.

그는 교단 내에서는 목회자 사이에서 부드러운 성품과 지도력을 바탕으로 신임이 두텁고 존경받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동신교회 위임목사이며, 대한예수교장로회 전주노회 노회장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서기 등을 지냈다. 저서로는 <말씀을 지키며 교회를> (2019년 쿰란출판사)가 있다. /인터뷰=백세종 기자·정리=김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