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은 첫 개인전 ‘순수의 시대’…세상과 마주한 동심

다음달 1일까지 서학동사진관서 전시
천진난만한 아이가 된 작가적 상상력

(왼쪽) 김예은 '엘리베이터' / (오른쪽) 김예은 '정치'.

“삭막하고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도 아이들의 해맑고 엉뚱한 행동은 웃음을 불러일으킨다. 아이의 천진난만한 행동은 나의 답답한 상황과 대조되며 재밌는 상상을 만들어냈다. 이런 아이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이 미소 짓길 바란다.” (작가의 말)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관람객은 자신을 향해 해맑게 웃고, 장난을 치고, 자신만의 놀이에 몰두하고 있는 어린아이와 마주하게 된다. 엘리베이터 안의 무표정한 직장인들 사이에서 목마를 탄 채 비눗방울을 불고 있는 아이, 정치가들의 권위적이고 도식적인 회의 석상에 앉아서 해맑게 웃는 아이….

천진난만한 아이의 모습과 대비되는 화면 속 어른들의 표정에선 생기를 찾기 힘들다.

‘순수의 시대’란 주제로 첫 개인전을 열고 있는 김예은 작가는 이렇듯 작품 속에서 해맑고 순수한 아이가 된다. 엉뚱한 상상은 그를 어른의 세계에서 해방시켜준다.

이일순 서양화가는 “작가는 마치 박제된 듯한 각각의 일상에 아이의 웃음소리와 호기심 어린 손짓을 부여해 작품 앞에 선 관람객을 자연스럽게 아이의 시선으로 전환시킨다”고 설명했다. 관람객에서 작품 속 아이가 되는 순간, 내가 아이라면 지금 이 상황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서로에게 관심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사회에서 아이의 모습은 꿈같은 환상이 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현실에 지쳐 바래진 순수한 아이의 감정을 떠올렸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시는 다음 달 1일까지 서학동사진관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