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과 풀잎으로 하나하나 제작하고 글로 쓴 세월호 아이들의 기억과 추억

기획전시전 ‘잊을 수 없는 세월호 아이들 전’ 보는 이들 가슴 아련하게 해
전북도교육청 등 도내 3곳 교육기관서 세월호 희생 학생 부모들 아이들에게 전하는 이야기와 꽃누름으로 만든 미술 작품 이달 말까지 전시
한겨레 신문에 실신 편지들과 작품 들 145개

세월호 유가족 모임인 '꽃마중'에서 제작한 '엄마밥은 꽃밥'과 '집에 가자'.

‘그 옛날 우리네 어머니들은 귀가가 늦은 가족들의 밥을 따뜻한 아랫목 이불 속에 묻어두었습니다. 돌아왔을 때 따순 밥을 먹이기 위해서였지요. 여느 집이라면 늘 맛있는 냄새 풍기며 밥을 지을 텐데, 여행을 떠난 아이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은 우리는 예전 처럼 음식을 만들지 못 합니다.(중략)

더 많이 해주지 못한 치즈 계란말이 하나가 마음 한 구석에 걸려 내내 쓰라립니다. 이 엄마들 마음을 담은 예쁜 꽃밥, 아이들이 많이 좋아하겠지요? (엄마 밥은 꽃밥 글=차웅이 엄마)’

언제 쯤 매년 봄, 4월이 와도 가슴 한편이 먹먹해지지 않을까.

제7 주기 세월호 추모의 달을 전북도교육청과 전북교육문화회관, 군산 청소년자치배움터 ‘자몽’(코로나19 상황으로 2주간 휴관)등 도내 교육기관 3곳에서 기획전시전 ‘잊을 수 없는 세월호 아이들 展’이 이번달 30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세월호 유가족 모임인 ‘꽃마중’에서 제작한 12개 작품과 한겨례 신문에 실렸던 부모와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128점 등 총 145개 작품이 3곳에서 전시되면서 오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이중 도교육청 1층 전시실에 전시된 작품 중 ‘엄마밥은 꽃밥’ 작품은 각기 다른 밥그릇 위에 꽃잎을 하나하나 붙인 ‘꽃누름’ 기법으로 제작됐는데 아이들을 그리는 어머니의 마음이 느껴진다.

생전 맛있는 반찬제대로 해주지 못한채 아이를 떠나보낸 어머니의 마음을 꽃잎에 담아 하나하나 감정을 이입해 붙인 듯한 이 작품은 너무 색이 곱지만, 글과 함께 읽으면 서글프기 그지없다.

2학년 3반 백지숙, 2학년 4반 정차웅, 2학년 5반 큰 건우 엄마들이 수국과 아네모네, 미모사, 레이스로 꽃잎을 이어 붙어 만든 ‘집에 가자’ 작품도 전시되고 있다.

2017년작 이 작품에서 정차웅 엄마는 “또 다시 봄, 벌써 세번째…, 애들아 이제 그만 집에 가자, 집에 가자”라며 아이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글로 썼다.

도교육청은 4월 한달을 제7기 세월호참사 희생자 추모기간으로 정하고 이번 전시를 비롯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또 가정의 달인 5월 22일에는 도교육청 8층 회의실에서 도내 중학생 자녀와 학부모 들을 대상으로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하는 공감과 치유의 장 행사도 린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세월호 희생 학생의 무보들이 아이들에게 전하는 이야기와 꽃누름으로 만든 미술작품을 전시하면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념하기 위해 기획됐다”며 “올해까지 3년 차인데, 올해는 전시 공간을 더 늘렸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희생자들을 추념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