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당겨진 경찰관 AZ백신 접종…내부 불만 속출

전북경찰청, 26일부터 5월 1일까지 접종…두 달 가량 앞당겨져
일부 “사실상 반강제” 불만…‘모범적인 모습 강조’ 찬성도

오는 6월에 진행하기로 한 현직 경찰관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두 달 가량 앞당겨지면서 전북경찰청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16일 돌연 경찰의 백신 접종 일정을 앞당겨서다.

20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오는 26일부터 5월 1일까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다. 백신 접종 의료기관은 도내 70곳으로 전주와 익산이 각각 10곳, 부안 7곳, 군산 6곳, 남원·완주·고창이 각각 5곳, 무주·임실·순창 각각 4곳, 김제·진안 3곳, 장수·정읍 2곳 등에서 이뤄진다.

당초 경찰은 오는 6월 외근직이나 민원인 접촉이 있는 인원 중 접종 희망자를 우선순위에 두고 순차적으로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질병청의 통보로 약 두 달 가량 접종시기가 앞당겨진 셈이다.

전북청은 6일간의 접종기간 중 사무실별로 접종순서를 정한 조별 편성을 내부망을 통해 통보했다.

하지만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는 “국민들이 AZ 백신을 거부하니 남는 물량을 경찰 등 필수인력에게 돌리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최근 AZ 백신과 관련해 ‘혈전(血栓)’ 등 구체적인 부작용까지 언급됐고, 정부가 만 30세 미만자에 대한 접종을 중단하기까지 한 상황이 벌어지면서다. 여기에 전북청이 사무실별 접종순서를 정한 조별편성으로 ‘반강제적 접종’이란 볼멘소리마저 나온다.

도내 한 경찰서 A경위는 “갑작스럽게 AZ 백신을 맞으라고 하니 당황스럽다”면서 “백신에 대한 부작용 등이 나와 꺼려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다른 경찰서 B경사는 “표면적으로는 신청이라고 표현하지만 조별 편성을 요구하면서 ‘백신을 맞으라’는 은근한 압력으로 보인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반면 “기회가 왔을 때 빠르게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찬성입장도 적지 않다.

전북청 한 고위 간부는 “국가 공무원이자 민생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관이 이번 백신접종을 통해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면서 “AZ 백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북청 관계자는 “백신접종은 본인 의사에 따라 결정하는 사안”이라며 “조별 편성도 압박이 아니다. 업무공백 방지를 위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