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군민들의 정성과 애환, 향수가 서려 있는 무주 한풍루가 국가 보물로의 지정을 앞두고 있다.
무주 한풍루(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19호, 정면 3칸·측면 2칸의 중층 누각 팔작지붕 건물, 이익공(二翼工)양식)는 조선시대 관아누정으로 여러 명사들이 즐겨 찾고 많은 시문을 남겨 놓은 곳이다.
호남삼한(三寒_무주 한풍루, 남원 광한루, 전주 한벽당) 중 으뜸으로 꼽혀 왔으며 △오랜 역사성(조선 세조 때 건립 추정)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관아누정’이라는 희소성 △목재의 조각수법과 입면의 비례 등 건축요소에서 확인되는 예술성과 특이성이 보물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제강점기 충북 영동군으로 팔려갔던 누각을 다시 찾아와 세우는 등 문화재를 지키고 전통을 잇고자 했던 무주군민들의 의지 또한 지역을 넘어 존중되고 기념해야 할 가치로 인정받아 왔다.
황인홍 군수는 “한풍루는 우리 군민 모두가 지켜낸 문화유산이자 역사의 흔적과 문화재 특성, 학술적 가치를 고스란히 간직한 국가 보물”이라며 “우리 군은 지역에 산재해 있는 문화유적을 조사·연구하는데 더욱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풍루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 방화로 소실됐다가 1599년 복설돼 여러 보수, 중수과정을 거쳤으며 일제강점기 때는 영동군 양산면 금강 변으로 옮겨지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이후 1960년대에 복구추진위원회가 결성되면서 십시일반 주민들의 뜻을 모은 성금으로 환수해 1971년 지남공원 내 현 위치로 이건했다.
한풍루 현판은 조선시대 명필 석봉 한호 선생(보존처리 후 수장고에 보관 중)과 송하진 전북도지사 부친인 강암 송성용 선생이 쓴 것이 있다. 현재 누각에는 강암 선생의 작품과 2002년 제작된 석봉 선생의 모각품이 걸려있다.
1973년 전라북도유형문화재 제19호로 지정된 이후 2019년에는 무주군이 국가지정문화재 승격지정 신청을 했으나 한풍루 원형의 변형 여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추가고증 요구 의견이 제기되면서 부결됐었다. 이후 무주군은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시키기 위해 한풍루의 문화재적 가치에 대한 연구·조사와 학술대회 개최 등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김정미 군 문화체육과장은 “군민의 힘으로 이건한 지 50년 만에 보물 승격을 목전에 두게 된 것”이라며 “오늘의 감격이 자손대대 자랑으로 남을 수 있도록 보존·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풍루, 국가 보물 지정 예고’ 건은 22일 문화재보호법과 그 시행령에 따라 관보를 통해 공고되고 30일 간 의견 수렴 등의 심사절차를 거쳐 최종 승격이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