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공사 호텔 운영 외지업체에 맡겨야 하나

전북개발공사가 건립한 부안 모항 해나루 가족호텔의 위탁관리를 10년째 외지업체가 도맡고 있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 도내에도 호텔 위탁관리 역량이 있는 업체가 있음에도 까다로운 입찰참가자격을 내세워 아예 참가할 수 없게 만든 것은 과도한 제한조치가 아닐 수 없다.

지난 2012년 5월 개장한 부안 모항 해나루 가족호텔은 총사업비 240억여 원을 투입,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로 건립됐다. 변산반도의 절경과 서해를 조망하는 112개의 객실과 야외수영장 사우나 연회장 대회의실 식음시설 등 부대시설을 갖춰 가족 휴양지와 각종 연찬회 장소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당시 가족호텔 위탁운영 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참가자격으로, 최근 3년 이내 100실 이상 직접 경영, 또는 수탁운영하고 있는 업체 등을 자격 요건으로 내세워 사실상 지역 호텔업계는 배제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위탁운영 업체 선정 입찰결과, 서울업체가 낙찰받아 5년간 위탁경영을 해왔고 지난 2017년 진행된 재위탁업체 선정 입찰에서도 서울업체가 다시 선정됐다. 올해 말 5년간 위탁경영이 끝나면 다시 운영업체를 선정해야 하지만 현행과 같은 입찰참가 조건을 개선하지 않는 한 지역업체는 또다시 입찰 참가 기회조차 얻지 못하게 된다.

모항 해나루 가족호텔은 전북도 재정 출연기관인 전북개발공사의 재원으로 건립된 만큼 전북도민의 세금으로 지어진 것과 다름없다. 그런데도 가족호텔 위탁운영을 외지업체가 도맡아 하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역행하는 처사다. 전라북도와 전북개발공사는 지역 호텔업계도 입찰에 참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전북도민의 재원으로 호텔을 지어놓고선 정작 운영수익은 외지업체가 챙겨가는 것은 도민 정서와는 배치된다.

또한 전북도 재정으로 건립된 가족호텔인 만큼 전북도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적지 않은 전라북도의 재정을 투입한 휴양시설을 외지인들만 즐겨서야 되겠는가. 전북도민들도 좋은 경관과 시설이 갖춰진 곳에서 휴식을 누릴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마땅하다. 전북개발공사의 주인은 전북도민임을 잊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