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가 전북을 덮치면서 마스크 착용은 우리의 일상생활이 됐다. 하지만 이런 폐마스크가 또 다른 환경문제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의 한 아파트 앞 쓰레기보관소. 하얀 종량제 봉지 10여 개가 놓여져 있다. 종량제 봉지에 담긴 쓰레기 중 절반가량은 누군가 사용한 것을 보이는 일회용 마스크였다.
송천동의 원룸 밀집 구역에서 나온 쓰레기봉투도 상황은 마찬가지. 도내 곳곳에서 이런 일회용 마스크는 몇 번 사용 후 종량제 봉지를 통해 버려지고 있다.
27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국민 1명이 마스크 1개를 평균 2.3일 쓰고 버린다. 4인 가족 기준으로 마스크 쓰레기를 한 달 평균 52개 나오는 셈이다.
이렇게 버려진 폐마스크는 종량제 봉지로 나오는 생활 쓰레기 처리 방식과 똑같이 땅에 묻히거나 소각하는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다.
문제는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필터를 여러 겹 더한 마스크의 주요 재질이 플라스틱 일종인 ‘폴리프로필렌(PP)’이란 점이다. 소재 특성상 땅에서도 잘 썩지 않는다. 땅에 묻을 경우 수백 년이 지나야 만 썩는다는 얘기다. 소각을 한다고 하더라도 온실가스가 배출돼 심각한 환경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마스크 특성상 분리배출도 어렵다. 전주시는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버려진 마스크 대부분은 매립하거나 소각 처리하는 방법 뿐”이라면서 “폐마스크 처리기준도 없고, 분리배출도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일회용 마스크 사용을 줄이는 것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선임 활동가는 “안전을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은 필수지만 문제는 일회용 마스크를 주로 사용하는 점에 있다”면서 “아직까진 폐마스크가 온실가스 등 환경오염에 대한 비중이 크지 않지만 환경을 예방하는 측면에서 천·면 마스크 사용을 하도록 습관 들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