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항의 주력 화물인 자동차 수출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00년부터 군산항을 이용하던 기아자동차가 군산사무소를 5월부터 철수하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군산항에서 수출 업무를 맡아온 CJ대한통운에 계약 해지를 통보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뜩이나 물동량 감소로 침체돼 가고 있는 군산항 및 지역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기아차의 군산사무소 폐쇄는 해외 생산공장 수가 늘어나면서 수출자동차의 국내 생산이 줄어든데다 국내 생산기지인 경기 소하리공장의 물량은 충남 평택항, 광주공장의 물량은 전남 목포항을 각각 이용하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역 항만을 이용하게 하려는 해당지역 정치권 등의 입김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군산항을 통한 기아차의 수출이 중단되면서 단지 군산항의 자동차 물량 감소에만 그치지 않는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자동차 전용 선박의 입항이 감소하면서 현재 군산항을 이용하고 있는 두산 인프라코아, 현대차 전주공장, 타타대우 상용차 등 지역업체의 수출은 물론 자동차 환적물량에 까지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해진다. 특히 글로벌 선사들을 끌어들여 수출 자동차 및 환적차량을 유치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군산항에는 현재 4개 선석을 갖춘 자동차 전용부두가 있다. 군산항의 자동차 수출 물량은 한때 한 해 30만 대를 넘어서 군산항 전체 수출 물량의 1/4을 차지할 정도로 항만 활성화에 기여했다. 하지만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되는 등 여건 악화로 지난 해 수출 물량은 4만8349대에 그쳤다. 기아차의 경우 지난 2016년과 2017년 10만대를 넘어서면서 항만 활성화에 기여했으나 지난해는 1만대로 크게 줄었다. 그마저도 군산항과 인연을 끊게 되면서 군산항 경기 퇴락의 요인 중 하나로 꼽히게 됐다.
군산항의 지난 해 물동량은 1813만톤으로 전국 항만 물동량의 1.2%에그치고 있다. 예전 서해안 최대 항만이었던 기능이 갈수록 퇴조되고 있다. 항만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 추진과 함께 차량 수출 물량 확보를 위한 전략적 플랜과 대책이 절실하다, 중고차 수출 복합단지 조성, 수입차 PDI(검수시설) 유치 등에 힘써야 한다. 국가항만 이라는 이유로 지자체가 방관해서는 안된다. 전북도와 군산시를 비롯 지역 정치권이 적극 나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