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회 ‘도쿄올림픽 불참’ 촉구안에 체육계 비난 목소리

도의회 도쿄올림픽 불참 촉구 건의안 만장일치 채택 ‘싸늘한 반응’
“수년간 땀 흘린 선수들 노력·사기 꺾는 것, 절대 용납할 수 없어”
“일본 상품 불매운동은 이해하지만, 올림픽 보이콧은 말도 안된다”
“스포츠와 정치는 분리, 정치권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 옳지 않아”
배드민턴 서승재 등 전북연고·출신 7명 도쿄올림픽 출전 이미 확정

“수년간 피와 땀을 흘려가며 올림픽 무대를 준비한 국가대표 선수들만 희생양이 될 수 있습니다. 올림픽에 나설 선수들의 노력과 사기를 정치권이 개입해 꺾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국가대표 출신 지도자 A씨)

“일본 상품 불매운동은 이해는 가지만 이러한 시도는 어떤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다른 어려움이 있을때도 (선수들은)극복을 했는데 올림픽마저 출전을 못 한다면 엘리트체육은 더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올림픽 출전 경력 감독 B씨)

지난 26일 전북도의회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과 관련, 도쿄올림픽 불참을 촉구하는 건의안 채택을 두고 체육계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날 임시회에서 이명연 의원은 “올림픽은 인류의 평화와 화합을 위한 대제전으로 평화로운 세계건설에 이바지 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하지만 현재 도쿄올림픽 개최국인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은 국제적 우려와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올림픽 정신을 크게 훼손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만장일치로 통과된‘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미철회에 따른 도쿄올림픽 불참 촉구 건의안’에 대해 도내 체육인들은‘누워서 침뱉기’식 이라며 비난했다.

올림픽 출전 경력이 있는 국가대표 출신 지도자는 “코로나19 상황속에서도 선수들은 올림픽만 바라보고 구슬땀을 흘렸다. 스포츠와 정치는 분리되어야 하는데 아직도 정치권에서 이러한 발상을 하고 있다는 게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이어 “엘리트 체육이 침체되어 있는 이 어려운 시기에 정부가 선수들에게 힘을 복돋워 주는 방안을 마련해주는 게 우선이다”고 덧붙였다.

10년간 국가대표로 뛴 한 지자체의 실업팀 감독 역시 “정치적인 이유를 앞세워 올림픽을 보이콧 하는 일이 안 생겨야 한다. 정치권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저희(체육)를 이용해서 자신들의 무게감을 실으려고 하지 않은 가 싶다. 이번 건의문 채택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누워서 침뱉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이 올림픽에 개입했을 때 야기될 수 있는 문제는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을 졸속 추진했는데, 일부 선수는 엔트리 제한에 걸려 수년간 준비한 올림픽에 나서지 못한 상황이 됐다. 남북 화합을 위해 스포츠에 정치권이 개입한다는 것을 두고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러한 이유를 고려했을 때 도쿄올림픽 참가 문제 역시 선수 개개인의 선택과 판단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게 체육계의 입장이다.

한 체육계 인사는 “지난 4년간 올림픽만 바라보며 훈련한 선수들에게 좌절감을 줄 수 있다”며 “이번 촉구안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사항으로 올림픽 보이콧을 주장하는 이유라면 이는 환경단체 등이 할 일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28일 전북도체육회에 따르면 2021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전북연고·출신 선수는 총 7명이다.

자전거 나아름(30·삼양사), 복싱 오연지(30·울산시청), 역도 유동주(27·진안군청), 펜싱 권영준(33·익산시청), 배드민턴 서승재(23·삼성생명), 공희용(24·전북은행), 배드민턴 신승찬(26·인천공항) 선수이다. 또 수영 김민석·문승우(이상 전주시청)·한다경·최정민(이상 전북체육회), 펜싱 황선아(익산시청)가 국가대표 선발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1년 연기된 2021 도쿄올림픽은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