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민주당 복당 보류 결정…공 차기지도부로

29일 민주당 복당 심사 결과 보류
차기 당 대표 체제서 결정, 복당 시 전북정치 지각변동 예상
이용호 “당원자격심사위 만장일치 복당 허용”
민주당 남원지역위 반발도 거센 상황

이용호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이 29일 이용호 무소속 의원(남원·임실·순창)의 복당 문제에 대한 결정을 차기 지도부에 맡기기로 했다. 이 의원의 복당 심의는 다음 달 2일 전당대회 이후에 다시 일정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민주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당자위)는 이날 의원의 복당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이용호 의원은 이에 대해 “당자위 소속 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찬성의견을 냈다”면서“현재 비대위 체제에서 복당을 결정하는 것은 차기 지도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판단이 작용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민주당 당자위는 심사의견서를 다음 달 구성되는 새 지도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당자위가 이 의원의 복당을 찬성한 배경은 외연확장과 그가 지난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만큼 다음 선거 승리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 의원은 복당신청서를 제출하기 전부터 당과 사전조율과정을 거친 만큼 자신의 복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판단했다.

이 의원은 “저는 유권자들께 총선 공약으로 민주당 복당을 내걸었고, 총선에서 승리함으로써 인정을 받았다”며“(복당은)저를 뽑아준 시민과 군민들의 부여한 일”이라고 했다.

반면 이 의원 지역구인 민주당 남원·임실·순창지역위원회는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 전북도당 역시 이 의원의 복당여부에 대해 반대 입장을 중앙당에 전달했다.

남원·임실·순창지역위원회는 복당 심사 당일 이 의원의 복당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에 제출했다. 시·군·도의원들과 당직자 30여 명은 중앙당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날 민주당 중앙당사 인근에선 이강래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모습을 비췄다.

이 의원의 복당에 대해 전북도당 반대와 지역위원회와 반발이 일어나는 원인은 내년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의 판이 복당여부로 갈릴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이들은 또 “정치적 이익에 따라 당적을 바꾼 이 의원의 복당을 허용할 명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상 지역위원장은 현직 국회의원이 맡아 지방선거를 지휘하는 데 남원·임실·순창의 경우 이환주 남원시장이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또 이 시장과 황숙주 순창군수는 3선으로 다음 지선에서 현역이 없어 이들의 다음 행보와 새로운 민주당 후보가 지역정가의 초미의 관심사다. 시군의원들은 자신들과 대립했던 이 의원이 민주당으로 돌아오면 다음 선거 자신들이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무소속인 심민 군수의 경우도 이용호 의원의 복당 여부에 따라 행보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남원·임실·순창 지역구 입지자인 박희승 전 위원장과 이강래 전 사장 등은 다음 총선에서 자신의 공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에 중앙당에 강력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남원·임실·순창 지역위원회는 “이용호 의원은 민주당과 함께 할 수 없는 정치인“이라면서”복당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저의 복당을 반대할 제대로 된 명분이 없다”면서“일부 정치인들의 반발에도 복당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얘기가 오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의원은 2004년 민주당의 전신인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이후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남원·순창·임실 지역구에 출마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21대 총선에서는 호남지역에서 유일하게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을 의결하자 탈당하고, 민주당에 한 차례 복당 신청을 했지만, 당시 민주당 지도부는 “우리 당 후보들의 낙선을 위해 활동했던 전력이 있다”며 복당을 불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