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들의 안전과 원활한 교통흐름을 위해 만들어진 ‘버스베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 버스 승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일부 버스 운전자들이 번거로움 등을 이유로 버스베이가 아닌 일반도로에 정차해 승객을 승·하차시키고 있어서다.
특히 전주시가 버스베이를 지키지 않는 버스를 단속해 운전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나선지 어언 4년이 넘었지만 단속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시가 단속에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마저 나온다.
2일 오전 10시께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사대부고 사거리 정류장. 버스 승강장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붐볐다. 시내버스가 도착해 정차했지만 버스정류장과의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다. 시내버스가 버스베이로 진입하지 않은 것이다. 시민들은 탑승을 위해 어쩔수 없이 차도로 내려가 탑승했다.
시민들은 버스에 탑승하기 위해 미리 도로에 나와 기다리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러던 중 시내버스와 탑승하려는 시민들이 충돌할 뻔한 아찔한 모습도 보였다.
시민 박모 씨(26)는 “버스가 항상 정류장보다 먼 곳에 멈춰서 이젠 도로로 들어가 타는 게 익숙하다”며 “위험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어쩔수 없지 않냐”고 하소연했다.
‘버스베이’는 유동 차량이 많아 버스로 인해 정체가 야기되는 구간과 승객의 승·하차에 위험이 있는 구간에 1개 차로 너비로 버스정류장 앞 도로변에 마련된 별도의 공간이다.
하지만 버스베이 출입 번거로움 등의 이유로 버스베이를 진입하지 않고 있어 사실상 실효성이 거의 없어 유명무실한 정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시는 지난 2017년 5월부터 버스베이에 진입하지 않는 시내버스 운전자에 대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21조 제9항’에 따른 준수사항 위반(정류소에 주차 및 정차 질서를 문란하게 한 경우)으로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나섰지만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단속자료는 대부분 존재하지 않았고, 지난해 4건의 위반사안을 적발해 과태료를 부과했을 뿐이다. 1건당 과태료 20만 원이다.
시는 담당인력 부족으로 인한 단속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시 관계자는 “고정식 CCTV, 자전거 순찰대, 시민제보 등과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버스베이 단속을 실시하고 있지만 버스베이 단속인력이 1명밖에 없어 실질적인 단속이 어렵다”며 “시내버스 운전자들을 상대로 교육을 진행해 버스베이가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