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돈 내고 버린 가구가 중고사이트에?

전주시민 A씨 “경비실에 폐기물처리 비용 주고 버렸는데, 당근마켓에…” 당황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전주시 호성동에 사는 A씨는 최근 인터넷 서핑을 하던 중 크게 당황했다. 자신이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내다 버린 폐가구가 중고물품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판매글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A씨는 “10년 넘게 쓴 진열장인데 흠집도 많고 재활용이 어려워 아파트 경비실에 말한 뒤 폐기물 스티커 비용으로 3000원을 내고 버렸는데 다음날 당근마켓에 1만 원 짜리 거래글로 올라온 걸 봤다”고 말했다.

A씨가 당근마켓에 올라온 판매 물품과 자신이 버린 물건이 같다고 의심한 점은 여러가지다. 진열장 재질이 나무인 것부터 흠집 위치까지 똑같았고, 판매자 또한 ‘전주시 호성동’으로 동네 위치를 표시해뒀다는 것이다.

해당 판매자는 “최근 집 인테리어 공사를 했는데, 가구를 새로 맞춰 기존에 쓰던 진열장을 싸게 내놓는다”며 “구매한지 얼마 안된 빈티지 가구”라고 설명하고 있다.

전주시에서는 가정과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생활폐기물중 종량제규격봉투에 담기 어려운 전자제품와 가구 등을 배출할 때 규격에 맞는 수수료를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배출자가 관할구청에 신고하고 가구 규격에 맞는 수수료를 납부하면 구청에서 스티커를 부착하고 위탁업체에서 수거해가는 방식이다.

A씨는 “내 손을 떠난 물건이니 관여할 순 없지만 상황을 모르고 그 진열장을 1만 원 넘게 주고 사는 사람은 쓰레기를 돈 주고 구한 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온라인상에서 중고물품 판매 시스템이 활성화되면서 이에 따른 문제점이 적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로 가계경제의 어려움이 더해지면서 남이 버린 쓰레기를 주워다 되파는 이른바 ‘생계형 증고물품거래’도 종종 포착되고 있다.

주부 B씨(전주시 효자동)는 “간혹 아파트 단지 내에서 산책하다보면 쓰레기장을 돌며 쓸만한 물건을 골라서 주워가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며 “맘카페 등에서 무료 나눔을 받은 후 그걸 되팔아 수익을 챙기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니 씁쓸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