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길건너려면 횡단보도 3번 통과’ 보행자 불편

전북혁신도시 대방디엠시티 아파트 입구 교차로
보행자 최대 세 번 신호 기다려야…무단횡단도 일쑤

8일 전주혁신도시 대방 아파트 입구 교차로에서 한 시민이 신호를 기다리지 못하고 무단횡단을 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건너편으로 가기 위해선 횡단보도만 3번을 건너야 해서 불편하기 그지없습니다.”

지난 8일 오전 전북혁신도시 대방디엠시티 아파트 입구 교차로. 삼거리로 된 이곳에 많은 시민들이 지나다녔다. 횡단보도는 ‘ㄷ’자 형태로 되어있었는데 시민들은 길 건너편으로 가기 위해 총 3번의 횡단보도를 건너야만 했다.

길 건너편으로 걷는데 신호등 건너는 시간만 총 3분. 대기시간을 포함하면 약 4~5분여 정도가 소모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단 한 번이라도 신호를 덜 받기 위해 짧은 거리를 무단횡단하는 시민들도 많이 목격됐다.

특히 아파트 입구로 들어가는 차량들은 차단기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경우도 많았다. 이 과정에서 차량이 횡단보도에 침범한 채 대기하기도 했다. 횡단보도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이 차량을 피해 차도로 살짝 나와 건너는 모습도 보였다.

주민 장윤영(43) 씨는 “이 곳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라며 “횡단보도를 건너려면 3번을 거쳐야하는 부분에 있어 많이 불편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혁신도시 대방 아파트 인근에는 스터디카페와 필라테스 학원 등도 밀집해 있어 학생들의 이용도 많아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들이 등하교하는 시간대와 출근시간대에는 보행자와 차량 간 접촉사고도 많다는 것이 이곳 주민들의 설명이다.

주민들은 보행자 보행권을 위해 횡단보도를 ‘ㅁ’자 형태와 ‘X’를 겸한 이른바 ‘스크램블 횡단보도’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 뉴욕시 교통국이 보행자 사고 분석 결과 스크램블 횡단보도 설치시 보행자 사고가 약 51% 감소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인, 어린이, 임산부,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안전에 도움이 된다는 이점도 있어 최근 한국에도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스크램블 횡단보도 설치가 증가추세다. 전주에는 서부신시가지의 스타벅스 사거리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전주시와 전주덕진경찰서는 추가 횡단보도 설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곳의 차량 교통량이 증가하고 있고, 스크램블 횡단보도 설치 시 신호체계 변경으로 인한 교통체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전북혁신도시 대방 아파트 앞 횡단보도 증설을 위한 교통시설심의위원회를 2번 개최했지만 교통량 증가와 교통체증 유발 우려의 문제로 부결됐다”면서 “횡단보도 추가 증설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도 “스크램블 횡단보도 설치 시 모든 방향의 신호를 막아야해서 약 3~4분 정도의 차량 지체시간이 증가한다”면서 “차량 통행이 많은 곳에 대해서는 횡단보도 추가 설치를 지양하는 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