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늘어난 무인점포 골칫거리 ‘전락’

무인점포 심야시간대 절도범죄 발생
노상방뇨·구토 빈번…술판 벌이기도
전문가 “출입관리 시스템 도입 필요”

지난 3월 15일 새벽 우아동의 한 편의점. 하늘색 후드티를 입고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한 한 남성이 과자 3~4개(1만 5000원)를 골랐다. 계산대 앞으로 간 이 남성은 과자 바코트를 찍는 척하며 어떤 결제도 하지 않고 그대로 달아났다. 당시 편의점은 어떤 직원도 없었다. 직원 없이 운영되는 무인편의점이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 방식으로 운영되는 무인점포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무인점포에서 각종 범죄도 함께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도내 무인편의점에서 발생한 절도사건 신고에 대한 경찰 출동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전주완산경찰서 삼천지구대 관계자는 “무인편의점에서 점주들이 CCTV를 확인한 뒤 절도로 신고해 종종 출동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절도 등 강력범죄만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무인빨래방과 무인커피전문점, 무인아이스크림가게 등에서도 절도 등 여럿 신고가 들어오는데 술에 취한 시민들이 가게에 들어와 노상방뇨나 구토를 하고 가는 일도 빈번하다는 것. 코로나19로 4인 이상 집합금지가 걸리면서 몇몇이서 이 곳 무인점포를 찾아와 술판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서부지구대 관계자는 “가장 바쁜시간에 순찰을 돌아야할 곳이 허다한데 ‘구토’, ‘술판’등의 신고로 출동하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찰과 전문가들은 무인점포의 출입관리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구체적으로는 이마트 편의점 등 야간시간에 도입한 신분증 검증 시스템이 거론된다. 이마트 편의점 등 대형편의점은 오후 10시 이후에는 신분증을 입구에서 인증해야만 출입할 수 있다.

박종승 전주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무인점포에 대한 범죄는 대부분 심야시간 이뤄진다. 감시하는 사람이 없다보니 도주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게 하는 것”이라며 “심야시간 무인점포에 제한적 출입 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