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융합섬유연구원, 전북 섬유산업 키운다면서… 구체적 방안도 없고, 채용·연봉 인상 멋대로

전북도 감사관실, ECO융합섬유연구원 재무감사 결과 9건 위반 사항 적발
이 가운데 연구개발사업 추진 부적정 지적, 전라북도 섬유산업의 구체적 육성방안 부재한 것으로 드러나
직원 채용업무 처리 부적정, 직원 연봉 책정업무 처리도 부적정하게 이뤄진 것으로 확인

전북 유일의 섬유 연구기관인 ECO융합섬유연구원의 허술한 연구개발과 조직 운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ECO융합섬유연구원은 산자부와 전북도·익산시 등이 출연해 지난 2001년 설립된 연구기관으로, 기술혁신을 통한 섬유산업의 성장 고도화를 위해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지역기업의 역량 강화를 위해 각종 지원업무를 추진하는 기관이다.

전북도 감사관실이 ECO융합섬유연구원에 대한 재무감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9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특히, 전북도 섬유산업의 구체적 육성방안이 부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섬유 산업 성장을 위해 마련된 기관임에도 구체적인 육성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신규직원 채용이나 직원들의 연봉 책정 업무에서도 부적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전북도 감사관실에 따르면 연구원의 연구개발사업 추진이 부적정하게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이 지난 2017년 추진한 ‘전라북도 섬유산업 육성 방안 연구용역’과 관련, 해당 용역 보고서에 적시한 주요 과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사업내용이 언급되지 않아, 목표 달성에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연구원은 산·학·연 연계 섬유 전문 기술인력 양성 및 취업 지원 확대를 목표로 설정했지만, 최근까지 연구개발 사업 추진실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내 소재 섬유기업에 대한 지원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국비 사업으로 선정된 ‘안전보호 융복합 섬유산업 육성사업’에도 연구개발 사업에 도내업체 참여 실적이 없고, 타지역 업체(7개)만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연구원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추진한 총 45건의 연구개발에 대한 사업비 50억2780만 원 가운데 도내 기업이 참여한 사업비는 16억4650만 원(32.7%)이고, 타지역 기업이 참여한 사업비는 33억8130만 원(67.3%)으로 도내 기업이 참여한 사업비보다 34.6%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는 ECO융합섬유연구원장에게 향후 연구개발사업, 산·학·연·관 협업, 맞춤형 기업지원 등 다양한 시책개발을 통해 도내 섬유 기업 지원 확대 및 구체적인 섬유산업 육성 방안을 강구하라고 통보했다.

조직 운영과 관련해서도 위반 사항이 제기됐다.

지난 2018년 일반직 직원 채용을 위해 면접전형에서 정정 공고 등의 과정도 없이 면접시험 응시 대상자를 추가로 선발했다. 또 2018년과 2020년 직원을 채용하면서 서류심사 평정표에 객관적 자료가 아닌 ‘자기소개 충실성’ 등 주관적인 평가항목을 넣어 서류전형 심사를 진행하는 등 관련 지침과 다르게 채용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지난해 1월 연구소 직원 연봉조정 심의에서 연봉 상한액(6000만 원)을 초과해 심의·의결하면서도 출연기관을 소관하는 전북도와 사전협의 및 이사회 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아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하고, 관련 규정을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