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고 둥근 달항아리는 세상을 품습니다. 단순하지만 우주 만물을 담고 있습니다. 유약해 보이지만 단단한 심지를 안고 있습니다. 삶과 죽음, 과거와 미래, 음과 양이 그 안에 있죠. 그래서 저는 달항아리가 좋습니다.”
한국전통자수 조미진 작가가 전주용흥초 앞 삼천 천변 고수부지에 설치된 전주이동형갤러리에서 달항아리를 중심으로 한 ‘바늘로 그린 그림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 작가가 추구하는 작업 방향을 보여주는 달항아리 작품 4점과 전통 작품 4점을 공개한다. 특히 달항아리 작품은 달항아리를 프린트해 그 위에 수를 놓았다. 달항아리는 위쪽과 아래쪽 반구를 따로 만들어 붙였다.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작가의 심성에 따라 손맛에 따라 다르다.
그는 “한국전통자수 기법을 쓰되, 나만의 독창적인 작업을 하고 싶었다. 그 일환으로 바탕이나 재료에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한지사에 수를 놓은 작품도 같은 맥락이다.
“달항아리는 제 이야기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많은 것을 전해주죠. 저는 달항아리를 통해 저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전시는 25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이어진다.
조 작가는 백제예술대에서 섬유공예, 호원대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지난 2019년 한국전통문화예술진흥협회와 대한민국전통명장협회가 주최한 ‘대한민국 전통명장’에서 전통자수 명장 인증을 받았다. 현재 문화공간 향교길68 대표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