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크리에이터를 찾아서] 정읍 김보정 도자기 김보정 대표, "'참여하는 예술활동' 콘텐츠 실현이 목표"

김보정 정읍 김보정 도자기 대표

정읍시 옹동면의 한 마을, 그 곳에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김보정 도자기(토얼 art)’의 대표 김보정 작가가 지은 공방이다. 전통과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이 공방에는 도자기 굽는 가마, 수장고, 전시관, 다도실 등이 있다.

김 작가는 이 공간에서 주로 도예 작업을 한다. 그는 20년 이상 도예를 한 베테랑 작가로, 기능올림픽에서 수상할 만큼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작업하는 탁자 주변과 전시실에는 그가 만든 도자기가 즐비하게 놓여있다. 찻잔, 접시, 그릇, 장식품 등 다양하다.

김 작가는 “작업이 일상”이라며 “이 공간에서의 일상을 유튜브에 담기도 한다”고 말했다. 작업 과정을 담은 영상은 유튜브 검색창에 ‘김보정 도자기’를 입력하면 찾을 수 있다.

흙 밟기, 도자기 때기, 조형물 쌓기, 가마 불 지피기 등 체험활동도 이뤄진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사람이 찾는다고 한다. 특히 아이들이 많다.

김 대표는 “공방 체험에만 국한하지 않는다“며 “주일에 바쁜 일상을 보낸 사람이 주말에 편하게 쉬러 오는 공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방 옆에 있는 한옥집을 가리켰다. 76년이나 된 한옥집이다. 김 대표는 “서로 소통하면 어우러질 수 있다는 뜻을 담아 내부를 현대식으로 개조했다”며 “마을 분이나 다른 지역에 사시는 분들이 오셔서 숙박을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 공간에서 토얼 art를 설립할 파트너를 만나기도 했다.

이처럼 김 대표는 정읍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본래 고향이 전북은 아니다. 서울 토박이다. 결혼 후, 외가가 있는 경북 경산에 터를 잡고 도자기 공방을 운영하다가 4년 전 이곳에 왔다.

정착도 수월했다. 당초 농촌생활에 대해 동경하고 있어서다. 이장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과도 수월하게 친분을 맺었고, 지난해는 마을 어귀에 예술인촌을 만들기 위한 부지도 확보했다.

김 대표는 “어린 시절 외할머니댁의 풍경과 같은 느낌”이라며 “어려서부터 이런 곳에서 도자기를 만들고 그림도 그리면서 내 인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창업도 성공적이었다. 정착한 지 4년 동안 구절초 축제 참여, 청자 박물관 강의 등록, 게스트 하우스 운영, 꾸준한 수강문의, 도자기 제작 의뢰가 끊임없이 지속됐다. 현재는 주변 밭에 옥수수 등 곡물을 심는 등 농촌체험 활동의 장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서울에 있었으면 부지가 좁아 다양한 콘텐츠를 활성화하기보다 개인 작업공간으로만 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비전도 갖고 있다. 지역단위로 도자기를 비롯한 인근 지역의 문화체험, 숙박. 시골 맛집 들을 연계할 수 있는‘참여하는 예술활동’콘텐츠를 실현하는 게 목표다.

일본 등 많은 국가를 상대로 해외 판로를 개척하고 싶은 꿈도 있다.

지역 로컬크리에터를 꿈꾸는 청년들을 향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 대표는 “지역에 오기 전, 정확하게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을 갖고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