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건설시장을 외지 대형건설업체들이 잠식하면서 지역자본역외유출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지역 내에서도 업체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외지건설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새만금 사업 같은 대형 공사에 참여할 능력이 되는 지역업체는 손으로 꼽을 정도여서 중소건설사들은 시공능력을 쌓을 기회마저 갖지 못하고 도태되고 있는 상황.
건설협회 전북도회에 따르면 도내 종합건설업체들이 신고한 지난 해 건설공사 실적금액은 전년대비 7.7%(2491억 원)증가한 3조467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업체들의 실적은 증가했지만 신고업체 가운데 절반이 넘는 62.7%가 손익분기점(토건업체 기준)인 50억 원의 실적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업체를 운영하면서 이익은커녕 자본금만 까먹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심지어 13개 업체는 1년 동안 공공공사를 단 한건도 수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위 20개 업체가 수주한 금액이 1조9000여억 원으로 전체 기성실적의 절반을 넘고 있다.
중소업체들은 실적이 갈수록 감소하는 반면 상위 업체들은 실적이 오히려 증가하면서 전체적인 실적증가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턴키 등 기술제안입찰이 대부분인 대형공사의 경우 지분비율에 따라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의 초기설계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는 구조 때문에 중소업체들은 참여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지역건설업체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중소건설사들도 시공능력을 연마해 중견업체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마련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공공사의 대형화가 수년째 계속되고 있어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건설업체들은 입찰에 참가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며 “건설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막을 수 있도록 지역 업체 설계비용 감면 등 중소업체들의 입찰참가를 확대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