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을 통한 범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습니다.”
텔레그램을 이용한 마약범죄자 8명을 구속시킨 전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정병우(36) 경사의 말이다.
그는 최근 텔레그램을 이용한 마약 및 성범죄 사범 8명을 모두 구속시키며 경찰청 적극행정 우수사례에 선발돼 특진이 예정되어 있다.
2011년 일반 공채로 경찰에 입문한 정 경사는 어린시절 작은아버지를 보며 경찰에 꿈을 키웠다. 경찰에 입문한 후 그는 수사를 하고 싶었고 2014년 제2회 수사경과 시험을 통해 수사부서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당시 전주 완산경찰서 수사지원팀에서 시작했지만 완산 사이버수사팀을 통해 사이버수사로 역량을 갖춰나갔다. 지난해 상반기 전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로 온 정 경사는 ‘n번방’ 사건을 계기로 텔레그램을 이용한 수사에 공을 들였다.
정 경사는 “텔레그램이란 프로그램 운영 회사가 어느 나라에 있는지도 파악이 안 된다”면서 “보안성도 뛰어나 범죄 통로로 자주 이용되고 있어 수사에도 매우 어려움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던 중 김광수 전북청 사이버수사대장의 ‘사이버스톰 학습모임’을 통해 텔레그램 범죄수사 및 분석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동료들과 함께 텔레그램 분석 기법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이번 마약거래 수사를 위해 텔레그램 채널 수 십여개를 가입해 모니터링을 할 정도로 이번 수사에 열을 올렸다.
정 경사는 “텔레그램 채널은 순식간에 만들어졌다 없어졌다를 반복해 수사가 매우 힘들었다”면서 “끈질긴 추적수사를 통해 검거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사이버수사의 매력도 언급했다. 온라인 상에서 이뤄지는 범죄인 만큼 그 변화에 민감한 특수성도 지니고 있지만 강력·지능도 함께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의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이버 범죄는 변화에 굉장히 민감하다. 범죄기법도 시간단위로 변화되고 수사도 그에 맞춰 빠르게 변화해야한다”면서 “IP추적 이후 전국의 범죄자를 찾아 검거해야 하는 현장도 경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료들 간의 관계도 좋다고 한다. 백훈 전북청 사이버수사대 테러수사팀장은 “정 경사의 가장 큰 강점은 ‘직원 간의 배려’라며, 직원들이 프로그램 등 이용을 어려워하면 언제나 옆에 다가와 도움을 주고 조언을 해준다”면서 “정 경사의 특진 소식을 들었을 때 사무실 직원 모두가 자신이 승진된 것처럼 기뻐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