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등장은 활발한 방송 활동 덕분이란 평가가 많다. ‘방송인 이준석’이 ‘정치인 이준석’의 기반이 됐다는 것이다. 2011년 12월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비대위원으로 발탁하면서 정계에 입문한 그는 10년간 각종 시사 및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지도를 높였다. 종합편성채널(종편)이 등장한 적절한 타이밍도 그에게 도움이 됐다.
tvN의 ‘대학토론배틀 3’와‘더 지니어스’,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 JTBC ‘썰전’, TV조선 ‘강적들’ 등 각종 종편 프로그램에 출연해 젊은 정치인 이준석의 얼굴을 알리며 ‘합리적 보수’의 이미지를 심어줬다.
이후 MBC ‘정치인싸’, KBS ‘더라이브’ 등 지상파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 10년 동안 20개 가까운 방송에 고정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봤다. 특히 군 복무 및 젠더 이슈 등 현안과 관련된 방송 토론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거침없이 밝히며 자신만의 정치영역을 구축했다. 10년간 쌓아온 방송 경력은 당 대표 경선 토론에서도 빛을 발했고 그를 정당 사상 초유의 제1야당 ‘30대·0선’ 당 대표 자리에 올려놨다.
성공한 방송인과 프로그램 사례는 지역에도 있다.
1993년 부터 27년째 전주MBC의 ‘김차동의 FM모닝쇼’를 진행하고 있는 김차동 씨는 2013년 MBC의 지방 방송국 진행자로는 유일하게 골든 마우스를 수상했다. MBC에서 20년 이상 라디오를 진행한 인기 프로그램 DJ의 입 모양을 금으로 뜬 골든 마우스는 이종환·김기덕·강석·김혜영·배철수·최유라·양희은 등 지금까지 단 10명의 수상자를 배출했을 뿐이다.
600대 1의 경쟁을 통과한 장혜라 씨가 2006년 5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JTV 라디오 ‘장혜라의 행복발전소’는 하루에 500여 통의 청취자 문자가 쇄도할 정도로 인기있는 프로그램이다.
KBS 전주방송총국의 ‘패트롤 전북’은 지역에서 성공한 대표적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이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지역내 주요 이슈를 전문가들과 함께 분석하며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1995년부터 지난 4월까지 26년간 방송된 전북CBS 시사프로그램 ‘사람과 사람’도 지역의 이슈와 현안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해 사랑받았었다.
지난 18일 전남 여수에서 열린 한국방송학회 정기 학술대회에서는 ‘지역방송 시사보도 프로그램의 활성화 방안’이 여러 주제 가운데 한 가지 주제로 다뤄졌다. 발제자인 호남대 한선 교수는 “지역 방송에서 시사보도 프로그램이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사보도 프로그램이 단순 토론 프로그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의 변화를 이끌 젊고 참신한 정치인이 지역 방송을 통해 배출되지 말란 법도 없다. 지역 방송의 성공 사례가 ‘전북의 이준석’과 같은 스타 정치인 발굴로 이어질 순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