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군 ‘코로나19 난민’된 베트남 대학생들 따뜻하게 안아줬다

베트남 20대 초반 신학생 23명 한류와 한국 기독교 배우러 입국
입국 직후 코로나19 사태 터져 본국 입국 불허로 안타까운 사연
1년 5개월 전남·울산·부산 등 전전, 지난 8월부터 성수면 체류
지난 18일 전북기독교 총연합회 임원진, 진안군청 방문 감사 인사

전북기독교 총연합회 임원진이 진안군을 방문한 모습

진안군이 우리나라에 건너와 코로나19로 발이 묶여 귀국하지 못하는 베트남 신학 대학생들을 외면하지 않고 지원하자 ‘편안할 안(安)’ 자를 쓰는 자치단체에 걸맞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군의 태도를 두고 세계화와 다문화 시대에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발이 묶인 베트남 신학생들은 모두 23명. 이들은 지난해 2월 아세아연합신학교 초청으로 정식 절차를 밟아 한국에 들어왔다. 하지만 입국 직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터지면서 베트남 본국 입국을 거부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은 1년 5개월 동안 한국을 떠나지 못하고 전남, 울산, 부산 등 국내 각지의 연수원, 수련원, 수양관 등을 전전해야 했다.

이들이 국내에서 최종 머무르게 된 곳은 진안 성수면이다. 성수면에 소재하는 만덕산 성지 부근 서머나교회 수양관에서 이들은 10개월가량 머무르고 있다.

대부분 20대 초중반인 이들의 한국 입국에는 한류 열풍이 한몫했다. 이들은 한국 문화와 기독교를 배우기 위해 우리나라를 밟게 된 것으로 전한다.

본국 베트남의 입국 불허로 어쩔 수 없이 한국에 머무르게 된 이들은 난민 신세나 다름없는 처지가 됐다. 견문을 넓히려는 목적으로 한국에 건너왔다가 하루아침에 코로나19 난민이 된 것이다. 베트남 출국 당시만 해도 코로나19 때문에 본국 입국을 못하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여타 지역에서 편치 못해 여기저기를 전전했던 이들은 진안 성수에 와서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진안에서 이들을 대하는 온도가 달랐기 때문이다.

진안군은 이들이 체류하는 10개월가량 동안 23명 전원에게 무상으로 코로나19 정기검사(지난 1월, 4월)를 해주고, 방역마스크와 손소독제까지 무료로 제공하면서 이들을 격려했다.

이를 두고 “여타의 지역과는 달리 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져주었던 것”이라며 “세계화 다문화 시대에 걸맞은 ‘진안다운’ 조치”라는 평가가 일각에서 나온다.

진안군의 특별한 관심에 대해 전북기독교 총연합회 임원들은 지난 18일 군청 군수실을 찾아 코로나19 감염예방 방역 지원에 감사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안군은 이들 신학생들이 코로나19 예방접종까지 원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백신 공급량이 군민 접종 수요에 한참 못 미쳐 이를 지원해 주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전춘성 군수는 “신학생 전원이 베트남으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한 방역물품 등 필요한 지원을 실시하고 그 밖의 가능한 조치가 무엇인지 다각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