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과 환경의 딜레마’ …새만금 신공항 반대 논란, 전북판 천성산 도롱뇽 사태 방불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 앞두고 수라갯벌 금개구리 서식 등 이유로 개발중단 주장
KTX 천성산 터널 공사 도중 도롱농 집단서식 이유로 공사 중단했던 천성산 도롱뇽 사태와 유사
최근 맹꽁이, 철새, 수달, 개구리, 도롱뇽 등 생태계 문제로 사업 차질 전국적 현상 딜레마 풀 열쇠 찾아야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반대의 핵심논리에 ‘흰발농게’와 ‘금개구리’가 자리하면서 이번 논란이 ‘전북판 천성산 도롱뇽’사태를 연상케 하고 있다. 전북 외에도 최근 신도시 건설과 교통인프라 확충 시 맹꽁이, 철새, 수달, 개구리, 도롱뇽 등 토종 생태계 문제로 사업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어 개발과 환경 사이의 딜레마를 풀 열쇠를 찾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새만금 신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멸종위기종 서식 사실이 누락됐다”고 주장하며 공사추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천성산 도롱뇽은 지난 2003년 정부가 경부고속철도 건설을 위해 경남 천성산을 관통하는 KTX터널공사에 착수하던 중 지율스님이 도롱뇽 서식지를 파괴할 것이라며 도롱뇽은 원고로 소송을 제기한 사건이다.

당시 지율스님과 환경단체는 울산지법에 고속철도 공사 착공 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자 단식 농성장을 청와대 앞으로 옮기면서 환경과 개발사업의 딜레마를 상징하는 사례로 남게 됐다.

이 사건으로 본래 2008년 개통예정이었던 경부고속선 천성산 구간은 2010년 11월에야 개통할 수 있었다. 공사 중단과 소송남발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한 건 덤이었다. 공사 후 경남 양산 천성산 화엄늪에서 큰 생태계 변화는 없었고, 도롱뇽도 여전히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부산과 양산 사이의 중간지점, 양산 사송 신도시 조성사업이 지난 5월 부지조성 공사가 공정율 60%를 넘어선 시점에서 도롱뇽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춘천~속초 간 철도건설 구간중 인제와 속초를 연결하는 설악산 관통구간은 설악산 산양 논란등으로 사업진행이 멈췄다.

경기도 성남 분당에선 맹꽁이 서식지 발견으로 서현공공주택지구 지정이 법원 판결을 통해 취소되기도 했다.

부산 가덕도 신공항 반대 활동 역시 조류를 비롯한 생태계 파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실상 국내 전역의 거의 모든 국책사업 공사가 환경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셈이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정부의 부실한 환경평가가 문제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공사를 할 때마다 생태계 파괴를 주장할 경우 낙후된 지역의 인프라가 전혀 개선되지 못할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새만금 국제공항의 경우 도민들의 숙원사업인 만큼 머리를 맞대고 문제점을 해결해야한다는 게 중론이다.

새만금 국제공항 조기착공을 촉구한 A씨는 “무조건적인 반대보다 성숙한 자세로 토론하고 논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개발과 환경 사이의 기회비용을 잘 따져야지 무조건적으로 공사백지화만 주장한다면 낙후지역은 더 낙후되는 악순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염려했다.

반면 환경단체 관계자는 “정부의 부실한 환경영향평가를 부추기는 개발만능론이 문제”라며“생태계를 파괴하는 지역개발은 이제 그만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