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과수화상병 연구 95억 원 투입에도 결과 전무

2016년부터 약 95억 원 들여 21개 연구 수행…결과 전무
뒤늦고 지지부진한 연구로 과수농가 피해 양산 지적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이 과수화상병 연구에 막대한 혈세를 투입하고도 결과물이 없어 농가 피해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과수화상병은 세균에 의해 사과나 배나무의 잎·줄기 등이 마치 불에 타 화상을 입은 듯한 증세를 보이다가 고사하는 병이며 전국 곳곳에서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홍문표 국민의힘 국회의원(충남 예산·홍성)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농진청이 지난 2016년부터 약 95억 원의 예산을 들여 과수화상병 관련 21개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나 결과물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홍 의원이 농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농진청이 과수화상병 관련 연구를 시작한 지난 2016년 피해 농가는 17곳, 피해면적은 15.1ha로 집계됐다. 하지만 지난해 피해 현황을 보면 피해 농가는 744곳, 피해면적은 394.4ha로 2016년 대비 각각 43.8배, 26.1배 증가했다.

특히 최근 5년간 과수화상병 피해 손실보상금도 1338억 원이 지급됐을 정도로 과수농가 피해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은 국내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지난 2015년 다음 해인 2016년부터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현재 21개 연구과제 가운데 연구 기간이 끝난 4개 과제 외 나머지 17개가 진행 중이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홍문표 의원은 “농진청의 과수화상병 연구과제 21개 중 9개는 국내 과수화상병 발생 5년 만인 지난해부터 시작됐고, 7개는 올해부터 연구가 진행됐다”며 “농진청의 뒤늦은 연구 시작과 함께 100억 원에 가까운 예산 투입에도 아직까지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구 결과라는 것이 바로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 과수화상병이 발생했을 당시부터 연구를 시작했어야 했다”며 “농진청의 뒤늦은 결정과 지지부진한 연구 진행 상황이 과수화상병 확산과 과수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꼬집했다.

이에 대해 농진청 관계자는 “과수화상병은 해외에서도 해결책을 찾지 못할 만큼 쉽지 않은 분야다”며 “오는 2022년까지 과수화상병균 등 고위험 병해충을 취급할 수 있는 차폐실험실을 구축해 관련 연구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