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항 근본적인 준설, 대선공약화 하라

안봉호 선임기자

안봉호 선임기자

지난 1900년대 초부터 건설되기 시작한 군산항은 현재 개발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돌핀과 여객 부두를 제외한 상업 부두만 31개 선석에 달하는 등 부두 길이만도 7.8km에 이르고 있다.

취급 화물도 목재· 곡물· 일반잡화· 액체화물· 유연탄· 자동차·컨테이너· 모래 등으로 다양한 종합항만으로 발돋움했다.

중국 석도와 국제카훼리선도 오감으로써 컨테이너와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국제무역항으로서 도내 유일하게 해운 물류의 젖줄 역할을 하는 데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문제는 군산항이 겉모양만 번지르르하고 실속이 없다는데 있다. 그 이유는 준설미비로 수심확보가 제대로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군산항의 현안이 무엇이냐’고 질문을 해 보면 하역사나 선박대리점 등 항만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준설을 통한 수심확보’라고 답한다.

그동안 군산항의 준설공사 행태를 보면 근본적인 준설대책 추진없이 배정된 예산을 소화하면 끝이다.

매년 매몰되는 토사량에 비해 준설예산이 부족해 군산항내에는 토사가 쌓여가고 있다. 썰물때 내항에 가보면 준설을 하지 않아 군산과 서천을 걸어서 다닐 정도로 하상(河床)이 드러나 있다.

그런데도 군산항은 매년 쥐꼬리만한 예산으로 민원이 야기되는 곳을 우선 준설하는 데 그친다.

그나마 준설하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메워진다. ’언제 준설을 했냐’고 질문을 할 정도다. 특히 장마땐 금강하구둑 배수갑문을 열으면 금강과 내항으로부터 엄청난 토사가 밀려내려와 항만내 쌓인다.

낮은 수심이 개선될 일이 없다. 준설로 인한 수심개선은 공사가 끝난 직후 잠시뿐이다. 준설공사는 도로아미타불이 된다.

매년 이같은 준설공사는 반복된다.

그러다보니 군산항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설한 부두가 모두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도선사와 선박 대리점들은 낮은 수심에 따른 선박의 안전우려 때문에 불안해 하고 있다. 군산항의 다양한 항로개설시도는 번번히 실패한다. 군산항에서 처리해야 할 물동량을 다른 항만에서 일단 하역한 후 군산항에서 다시 짐을 부리는 일이 반복된다.

외항선은 물론 도내 상당수의 무역업체들마저 군산항의 이용을 기피한다.

선박은 대형화되고 있지만 낮은 수심때문에 대응 능력은 갈수록 떨어진다. 군산항이 전국 31개 무역항에서 12위로 전락하는게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 모든 현상이 개선되지 않고 이제는 당연시되고 있다. 이게 오늘날 군산항의 현실이다.

근본적인 준설 대책추진이 없으면 군산항의 활성화는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군산항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만 던져질 뿐이다.

이같은 현상을 방치하면 안된다. 낮은 수심에 대한 명확한 원인 진단과 함께 근본적인 처방을 내려야 한다.

더 이상 밑빠진 독에 물붓는 식의 땜질식 준설공사는 그만해야 한다.

근본적인 준설대책을 추진하려면 엄청난 예산이 소요된다. 그런만큼 이를 해결키 위해 정치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내년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도내 유일한 항만인 군산항의 근본적인 준설대책추진을 위해 대선공약화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