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교육감 11년에 대한 교사들의 평가가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당초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주요 정책에 있어 교육 현장과 온도차를 보여 임기가 채 1년도 남지않은 교육감의 멍에로 남을 성 싶다. 교육감의 트레이드 마크인 혁신 학교에 대해 응답자 절반 이상이 무늬만 혁신이지 예산만 퍼준다고 극도의 반감을 표시했다. 교육청이 핵심 성과라고 내세우는 정책에 대해 일선 교사들이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엇박자 교육의 강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교육청의 교육 철학이자 핵심 가치인 참학력 성과에 대해서도 긍정 평가보단 부정적 인식이 10% 이상 앞섰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일반 평가와는 다르게 이들 교사들이 품고 있는 혁신 학교와 참학력 점수는 낙제점만 면할 정도다. 다시 말해 김승환식 교육 가치에 대한 반대 기류가 강하다는 것을 웅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권침해 시비가 잦은 데도 줄기차게 학생 인권만 강조한 김 교육감 철학에 대해서도 이들은 정면으로 맞섰다. 학생 인권 못지않게 교사 인권 중요성도 절실하다는 것을 빼놓지 않았다. 성 문제에 휘말려 자살한 송경진 교사 사례가 대표적이다. 교사들도 응답자 70.4%가 제대로 보호 받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교사인권센터 설립과 관련해 86.1%의 압도적 찬성 입장을 보였다. 이밖에도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는 물론 교사회·교무회의 활성화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수업 이외에도 교사들은 잡무 부담 때문에 과부하가 걸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교무학사 전담교사제 도입을 적극 주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조사 결과는 전북교사노조가 지난 8일부터 25일까지 유·초중등·특수교사 60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교사의 시선으로 보는 전북교육 11년 평가’ 설문조사에 따른 것이다. 내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전북 교육의 현주소를 점검하는 한편 교육 가치를 되새기고 최상의 교육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자는 의미도 담겨 있다. 더구나 교육 현장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이를 통해 교육에 대한 공감능력을 키우는 데 목적이 있다.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듯이 교육은 학생, 교사, 교육청의 공감대 형성이 얼마나 중요한 지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끊임없는 소통과 대화가 전제돼야만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김 교육감이 워낙 불통 이미지가 강해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도 사사건건 부딪히며 교육현장 혼란이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 정책도 거침없이 비판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올해 신년 회견에서 현 정부의 교육 정책은 100%로 실망이라며 교육 철학이 없는 정부라고 규정했다. 덧붙여 “교육을 모른다. 아무런 의지도 없다. 교육에 대해 말하면 말할수록 유권자 표 떨어진다. 그런 생각으로 일관했다고 저는 보고 있다. 굉장히 비극적이다”라며 강한 톤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이번 설문조사에 응한 교사들은 김 교육감의 이런 발언에 대해 어떤 생각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