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만의 ‘7월 장마’ 人災없게 대비하라

다음달부터 장마가 본격 시작된다는 기상청의 예보다. 평년보다 열흘에서 2주 가까이 늦은 장마로 6월이 아닌 7월 장마는 지난 1982년 이후 39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다음달 초 제주에서 시작돼 전북은 빠르면 3~4일 늦으면 7~8일쯤 장마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지각 장마’인 올해 장마는 순식간에 집중호우가 내리는 등 초반에 많은 비를 뿌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보돼 철저한 수해 대비가 요구되고 있다.

장마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대기 불안정으로 지난 28일 오후 시간당 40mm의 기습 호우가 내린 전주에서는 폭우가 내리기 시작한 지 30분도 안돼 한옥마을 주변 도로가 물바다가 됐다. 삼천 마전교와 전북도청 인근 효자교, 서신동 언더패스 등이 물에 잠겨 교통이 통제되기도 했다. 전주시 평화동의 한 상수도 배관공사 현장에서는 맨홀 아래서 용접 작업을 하던 50대가 갑자기 내린 폭우에 고립돼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해 한 달 넘게 이어진 장마가 남기고 간 수해가 아직도 완전 복구되지 못한 상황에서 다가오는 장마는 도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6월 24일부터 7월 30일까지 계속된 장마로 전북지역에는 평균 606.5mm의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도로 250건과 하천 173건, 소하천 247건, 산사태 570건 등 총 1341억원 상당(2054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25일 현재 1701건(83%)이 복구됐지만 아직 완전 복구는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급경사지, 침수 우려 취약 도로 등 도내 재해 취약지역은 모두 331곳으로 지난해 238곳 보다 오히려 93곳이나 늘었다.

폭우는 예측하기 힘든 기상현상으로 수재는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과거 대형 수재는 안일함과 사전 대비 미비로 더욱 커진 인재(人災)가 적지 않았다. 정부와 지자체·소방당국을 비롯한 재해 관련 기관은 장마 피해 최소화를 위해 취약 요소를 미리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 도민들도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각자 주변을 챙기고 위험 요인을 파악해 점검하고 보수해야 한다. 철저한 사전 대비가 장마 피해를 줄이는 최선의 대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