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밥물

김남곤

손대중 물리치고

물 마구 퍼부은

무쇠 솥단지

 

된밥 되지 말고

진밥 되거라

 

어머니 생솔가지 태울 때

넘치는 밥물 보고서야

그 눈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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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로 어머니 생각이 나게 하는 눈물의 시다. 서너 번 읽고 나면 왠지 가슴이 찡하게 아려온다. 어린 시절, 진밥과 죽은 아예 숟가락도 대지 않았던 내가 어머니의 눈물이었을 게다. 손대중 없이 “물 마구 퍼부은/무쇠 솥단지”는 틀림없이 진밥 아니면 죽이 된다. 아무리 생솔가지를 활활 태워도 “넘치는 밥물”은 된밥이 되지 않는다. 화자는 밥물이 넘칠 때 어머니의 깊은 한숨 소리를 듣고서야 진밥도 맛있게 먹었을 것이다. 아픈 그리움을 짧은 시에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이소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