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이서면 전북혁신도시 산학연 클러스터3 내 기업 입주를 놓고 주민 반발이 거세다. 입주 예정 부지가 아파트와 맞닿아 생활권 침해 등 각종 민원이 이어지면서 이달 내 민원조정위원회가 열릴 전망이다.
5일 완주군에 따르면 배전·분전반 제조기업인 엘지산전과 에코스이엔지가 각각 지난 5월, 2월에 건축 인허가를 접수했다. 앞서 두 기업은 각각 지난 2016년과 2018년에 클러스터 부지 조성 사업시행자인 전북개발공사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두 기업이 들어설 부지 면적은 6300여 제곱미터. 하지만 이 부지가 1200여 세대 공동주택인 에코르 2·3단지와 왕복 2차선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어 입주민 반발이 크다.
입주민들은 부지와의 거리가 가까워 건축 과정에서의 통행권 위협을 우려하고 있다. 인근에는 어린이 전용 통학버스 승강장까지 있어 자녀들의 통학 안전권도 보장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특히 공장 입주 시 소음과 분진 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 주민 생활권이 침해될 거라며 완주군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에코르 2단지 입주민 정모씨는 “인근에 공원이 조성돼 있어 쾌적한 환경을 보고 첫 분양 때부터 들어와 살고 있다”며 “거리가 먼 것도 아니고 내가 사는 곳 바로 옆에 공장이 들어선다고 하면 어느 누가 반기겠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또 다른 주민 김모씨는 “아파트 앞 도로가 왕복 2차선밖에 되지 않고 어린이 전용 통학버스 승강장까지 있는데 화물차가 지나다니면 불안해서 아이들을 키울 수 있겠냐”고 토로했다.
이에 완주군은 지난달 아파트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기업 입주 찬반을 묻는 의견수렴에 나섰다. 그 결과 입주 예정 부지와 맞닿은 에코르 2단지에서는 참여 세대 100%인 164세대가 반대했고, 에코르 3단지는 275세대가 참여해 94%인 259세대가 반대 의견을 냈다.
이처럼 주민 반대가 거세자 완주군은 부군수를 의장으로 하는 민원조정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민원조정위원회는 민원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 등을 관계부서의 의견을 취합해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내 열릴 전망으로 그 결과에 따라 기업에 개선방안을 요구하거나 건축 인허가를 반려할 수 있다. 민원과 기업유치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완주군으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게 됐다.
완주군 관계자는 “기업 입주가 법적으로 문제없다 하더라도 주민 의견을 무시하고 건축을 허가할 수 없다”며 “주민들이 민원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 만큼 이달 내 민원조정위원회를 열어 결론을 내리려고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