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보다 운동이 먼저? 부족한 안전의식에 사고 우려

장맛비에 하천 수위 높아졌는데 일부 시민 운동 위해 산책로 들어가
출입금지 안전띠 있지만 소용 없어… 일부 입구 안전띠 끊어지기도

장맛비로 하천 수위가 높아져 출입이 금지된 8일 전주시 삼천천에서 일부 시민들이 천변에서 산책을 하고 있다. /사진 = 조현욱 기자

높아진 하천 수위로 안전사고가 우려되지만 천변 산책로에서 운동하는 시민들이 많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오전 9시 전주시 완산구 삼천천. 이날 비는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사흘간 쏟아진 장맛비에 하천 수위는 곧 산책로를 범람할 듯 넘실거렸다. 하천 유속도 빨라졌고 큰 나무가 쓸려 내려가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천변 산책로에는 운동하는 시민들이 여럿 보였다. 장맛비가 잠시 잦아들자 때를 맞춰 운동을 나온 것이었다. 산책로 바로 옆 하천에는 급류가 흘렀지만 시민들은 개의치 않는 듯 빠른 속도로 걷거나 자전거를 탔다.

산책로 입구마다 출입을 금지하는 노란색 띠가 설치돼 있었지만, 시민들은 신경 쓰지 않는 듯 안전띠를 넘어 산책로로 들어갔다.

남편과 함께 산책로를 걷던 박모 씨(49)는 “나는 안전띠를 보고 남편에게 위험하니 들어가지 말자고 말했는데 남편이 이 정도는 괜찮다고 해서 들어왔다”면서 “위험해 보이기는 하지만 지금은 비가 오지 않으니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 한옥마을 옆 전주천도 상황은 비슷했다. 삼천천과 같이 산책로 입구에는 노란색 안전띠가 설치돼 있었지만 시민들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넘어 들어가 산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안전띠는 끊어져 바람에 휘날리기도 했다.

산책로에서 자전거를 타던 김모 씨(53)는 “장마 때문에 며칠 동안 자전거를 못 타 몸이 근질거려 나왔다”면서 “하천 수위가 높아 걱정되기는 하지만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집에 들어갈 예정이라 괜찮다”고 말했다.

인터뷰한 시민 대부분이 당장은 비가 오지 않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했지만,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전주기상지청 관계자는 “주말까지 천둥·번개를 동반하는 시간당 30㎜ 이상의 소나기가 내릴 수 있다”면서 “갑자기 많은 비가 내릴 경우 하천은 지금까지 내린 비가 있기 때문에 급격히 물이 불어날 가능성이 높아 안전사고 위험이 커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 관계자는 “하천이 범람하거나 범람 위험이 있을 경우 재난 문자메시지나 마을 방송 시스템을 통해 시민 접근을 막는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