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우울감 등의 정신질환으로 삶을 포기하고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고 있는 청소년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고, 실제 이를 행동에 옮기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 재단이 발간한 ‘2021자살예방 백서’는 도내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현주소가 얼마나 위태로운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2019년 도내 청소년(9∼24세)들이 ‘극단적 생각을 해보았다’는 비율이 14.6%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 대비 2.7%P 증가해 증가율 또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이들 청소년 가운데 실제 극단적 선택을 계획(5.2%)하거나 시도(3.8%)한 비율 또한 전국에서 가장 높고, 실제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진 청소년도 10만명 당 13.4명으로 제주(16.3명)다음으로 전국에서 2번째로 많아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청소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하는 요인으로는 주관적 건강 상태, 우울감 등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고 느끼는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 생각률이 33.2%로 ‘건강하다’고 느끼는 청소년들의 비율(9.2%)보다 24%P나 높게 조사됐다. 우울감 등을 느낀 적 있는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 생각률 또한 33.9%로 나타났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청소년들이 입시 학업문제와 진로 등 전형적인 문제점뿐 아니라 정신건강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만큼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가 어렵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최근에는 지난해부터 위세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19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청소년들이 학교도 외출도 마음대로 가지 못하고, 친구들도 자주 만나지 못하면서 우울함과 불안감 등이 더욱 가중될 것은 뻔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청소년 사망원인 가운데 첫번째가 자살이다.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 원인은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듯 정신적 질환을 무시할 수 없다. 극단적 선택을 줄이기 위한 해법 찾기에 학교와 가정, 사회가 함께 나서야 한다. 정신건강은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예방이 중요하다. 배려와 관심으로 세심히 관찰하고, 자상한 상담과 소통이 필요하다. 극단적 선택 예방 프로그램을 도입 혹은 강화하는 등 보다 실효성 있는 범사회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