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등단 40년 만에 낸 첫 시집

이병천 시인 <모든 사랑은 첫 사랑이다>
간결하고 짧은 시 조각들이 전하는 사랑

소설가이자 시인인 이병천이 등단 40년만에 첫 시집 <모든 사랑은 첫 사랑이다> (바람못)를 펴냈다.

이번 시집은 지난해 제주도로 이사간 뒤 일 년 동안 썼던 400여 편 시 가운데 사랑과 연애와 관련한 시만 따로 추려서 엮었다.

생애 첫 시집인 만큼 각 작품은 과도한 상징과 은유, 비약을 철저하게 배격했다.

이 때문에 인간의 순수한 감정이 눈에 띈다.

특히 사랑의 다양한 형상을 단순한 묘사만으로 뽑아낸 직관과 순수성은 관심을 끈다.

돌아보았더라면 / 서 있는 내가 보였을 것이다 / 너는 끝내 돌아보지 않고 / 나는 얼어붙은 섬이 되었다 // 볼 수 있어서 봄이었던 봄이 가고/ 서서 선 채로 서 있는 섬 (‘섬’전문)

작품들은 사람을 만나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소재가 가득하다.

또 쉽고 짧은 시 조각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간결한 시가 담고 있는 세계는 심오하며, 가볍게 넘겨버릴 수가 없다.

소설가 김양호는 “이병천의 시에 대한 숨결은 한결같다”면서 “다른 시인들과 비교ㅏ기 쉽지 않은 독특한 자신만의 시풍이 있다”고 평했다.

완주군 출신인 이병천은 전북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우리의 숲에 놓인 몇 개의 덫에 관한 확인’, 198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소설 ‘더듬이의 혼’이 당선돼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사냥> , <홀리데이> , <모래내 모래톱> , <마지막 조선검 은명기(전3권)> , <저기 저 까마귀떼> , <에덴동산을 떠나며> , <90000리> 등의 소설, 어른을 위한 동화 <세상이 앉은 의자> 등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