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대란에 이어 각종 건자재 가격 상승과 기름 값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북지역 건설현장이 이번에는 최악의 폭염을 맞아 신음하고 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마스크 착용이 더욱 강조되며 작업자들은 불볕더위에 숨조차 쉬기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기상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주 전북지역은 장마가 끝날 것으로 관측되며 지금보다 한 단계 더 강한 열돔(heat dome) 형태의 폭염이 찾아올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열돔현상은 더운 고기압이 대기 중에 자리 잡은 채 지표면 부근의 열기를 가두는 현상이다. 낮 동안 내리쬔 햇볕으로 달궈진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고기압이 압력솥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사상 최악의 폭염이 발생했던 지난 2018년 더위도 열돔 때문이었다.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기압의 형태가 당시와 같다는 점에서 역대급 무더위가 재연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야외작업이 많은 건설현장은 초긴장상태에 접어들었다. 폭염일수가 늘어날수록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연일 신규 확진자 숫자가 정점을 찍고 있는 코로나 4차 대유행 상황은 건설근로자들이 느끼는 더위를 가중하고 있다.
실제,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하면 심박수, 호흡수, 체감온도가 상승한다. 바이러스를 차단해주는 필터 기능 때문에 숨쉬기가 힘들어지는 것은 말할 나위 없다.
폭염쉼터와 같은 휴게 공간에서도 5인이상 거리제한 시행으로 더위를 식히기 어려워졌다.
마스크를 쓰자니 온열질환이 우려되고, 마스크를 벗자니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높아지는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인 것이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온열질환은 물론 각종 안전사고도 늘어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전주지역 한 오피스텔 공사현장에서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은 커지고 있지만 섭씨 40도에 가까운 폭염이 지속될 경우 안전에 대한 긴장감도 풀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건설현장의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조치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폭염에 대비해 개인 단위로 지급하는 생수, 냉장고·냉동고 임대비용 등 건설업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사용항목을 한시적으로 확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