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벌과의 전쟁…“향수·어두운 옷 피해야”

활동 활배해 지는 여름철 벌 쏘임 사고 ‘유의’
최근 5년간 1726건 발생…이중 77% 7~9월 집중

지난 21일 진안군 백운면의 한 마을에서 나무 잔가지 제거작업을 하던 A씨(63)가 벌집을 건드려 대추벌에 4방 쏘였다. 이후 어지럼증과 전신쇠약, 시야가 흐릿한 증상이 지속돼 동료가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남원시 덕과면의 한 마을에서 화단 작업을 하던 B씨(64·여)가 땅벌에 쏘여 식은땀,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 병원으로 이송됐다.

벌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여름철을 맞아 벌 쏘임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2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2017년부터 이달 21일까지 발생한 벌 쏘임 사고는 모두 1726건이다. 이 중 1328건(77%)이 벌들의 활동이 왕성한 시기인 7~9월에 일어났다.

올해 기준으로는 무더위 시작 전인 5월과 6월에는 벌 쏘임 사고가 각각 12건, 19건에 불과했지만 아직 7월이 일주일가량 남았음에도 21일까지 벌 쏘임 사고는 44건 발생했다.

같은 기간 벌집제거 출동은 1395건으로 최근 5년(2016~2020년) 평균(1107건)보다 26% 증가했다.

이처럼 벌들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에 활동량이 늘고 개체 수가 증가하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휴가철에는 야외활동이 잦아 벌 쏘임 사고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벌은 어두운색에 공격성을 드러내기 때문에 야외활동 시에는 밝은색의 옷을 입고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향수나 향이 진한 화장품도 벌을 자극할 수 있어 가급적 피해야 한다. 만약 벌집을 건드렸다면 머리를 감싸고 낮은 자세를 취해 가만히 있거나, 신속하게 피해야 한다. 벌을 쫓아내기 위해 팔을 휘젓거나 하는 행동 또한 벌을 자극할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

전북소방본부는 도내에 있는 구급차 99대 전체에 벌 쏘임 증상 완화에 효과적인 항히스타민제와 에프네프린 주사 키트를 구비하는 등 여름철 벌 쏘임 사고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벌에 쏘이면 전신 두드러기,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발생하고 심한 경우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해 과민성 쇼크가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하거나 119에 신고해 적절한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면서 “벌집을 발견했을 때는 무리하게 제거하려고 하기보다는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후에 119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