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주자들이 불교계의 큰 어른인 월주스님을 조문하기 위해 지난 주말 잇따라 김제 금산사를 찾았다.
대권 잠룡들의 이번 행보는 종교계를 아우르고, 증오와 폭력 갈등으로 점철된 시대적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고인의 정신적 가치를 기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선 주자들 외에도 정치권 주요 인사들이 그를 공개적으로 추모하고 나선 것은 자신의 존재감을 불자들과 국민들에게 부각시키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수많은 정치인들이 전북을 찾아 태공당 월주 대종사를 조문한 것은 기존의 지역행보로 해석하기 보단 그 속에 감춰진 정신적 가치를 봐야한다.
월주스님은 수행과 깨달음을 강조한 성철스님이나 종교적 잠언을 통해 대중들에게 감동을 줬던 법정스님과는 다른 업적을 남겼다.
그는 생전 ‘실천하는 불교’를 통해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펼쳤다. 어려운 이들을 직접 구제하고자 했고, 수행과 자비를 널리 퍼뜨리기 위한 ‘깨달음의 사회화’를 강조했다. ‘깨달음의 사회화’는 불교의 깨달음이 산중(山中)의 스님들에게만 머물지 않고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철학이다.
IMF 외환위기 당시 김수환 추기경, 강원용 목사와 함께 금 모으기 운동을 펼친 것도 국민을 구원하는 실천을 강조한 그의 일면목을 볼 수 있는 일화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이낙연, 이재명, 정세균, 박용진, 김두관 등 여당 경선 후보들은 물론 야권 후보로 분류되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 등의 조문은 월주스님의 가르침인 중생(국민)을 구제하기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다짐을 암시하는 것이다.
아울러 그의 상좌(제자)들은 조계종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다. 김제출신인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과 남원 실상사 회주 도법 스님 등이 그의 대표적인 제자로 불교는 물론 우리나라 종교계 전반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육경근 기자·김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