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모든 자영업자들이 힘들겠지만 혁신도시는 유동인구가 다른 번화가보다 특히 적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격상돼 손님들이 더 줄어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지난 26일 오후 9시 완주군 이서면 한국전기안전공사 본사 앞. 전북혁신도시의 대표적인 번화가로 이전기관 직원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3시간여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였다. 거리에는 음악 소리와 이야기 소리로 가득해 거리두기 격상이 마치 남의 나라 일 같아 보였다.
하지만 30분도 채 안 돼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손님들이 서서히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더니 대리운전 기사와 택시 기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음식점과 술집에는 손님들이 떠난 흔적만 남아 있고, 일부 가게는 영업시간이 남았음에도 일찍 문을 닫았다.
27일부터 거리두기 격상에 따라 음식점의 경우 오후 10시 이후 포장과 배달만 가능해지자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단축한다는 가게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오후 11시. 가게 절반가량이 간판 불을 껐고, 야외에서 술을 마시던 사람들도 모습을 감췄다. 전주 신시가지와 달리 편의점 야외 테이블도 텅텅 비었다. 그렇게 전북혁신도시에 어둠이 찾아왔다.
치킨집은 운영하는 임인애씨는 “매장과 배달 서비스를 병행하고 있는데 보통 오후 11시 이후에도 손님들이 있었지만 오늘은 특히나 일찍 나가셨다”면서 “코로나19로 매출이 40% 가까이 줄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격상돼 앞으로가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전북혁신도시 번화가는 일반 번화가와 다소 차이점이 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혁신도시 이전기관 직원들로 타 번화가보다 유동인구가 적다. 특히 주말이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직원들도 있어 북적이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유동인구와 함께 매출까지 적어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이 이곳 상인들에게는 더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음식점 자영업자 박모씨는 “이미 일부 가게들은 휴업하기도 해 영업을 이어갈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정부 지원이 있다고는 하지만 언제까지 지원금과 은행 대출로 연명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푸념했다.
반면 이 와중에도 나름의 생존 전략을 세우는 자영업자들도 있다. 거리두기에 상관없이 전북혁신도시 특성에 맞게 영업시간을 오후 10시 기준으로 정해 식자재를 조절하는 것이다.
한식주점을 운영하는 이동혁씨는 “혁신도시는 다른 번화가보다 유동인구가 적고 주말에도 사람이 많지 않아 운영 여건이 다르다”며 “오후 10시까지 홀과 배달 서비스 주문량을 설정해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