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진 전북도지사의 3선 출마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도내 재선의원과 송 지사 간 도백경쟁이 조기점화 됐다.‘제8회 전국동시 지방선거’는 내년 6월로 앞으로 1년 가까이 남았지만 이들의 물밑탐색전은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27일 전북정치권에 따르면 송 지사는 최측근인 고성재 전 비서실장의 사표를 지난 19일 수리한 후 21~23일까지 연가를 냈다. 송 지사는 이 기간 동안 코로나19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더불어민주당 내 유력인사들과 소통에 집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지도부는 물론 당내 조직이 탄탄한 중진급 의원들과 전화통화를 했다는 소식에 비춰볼 때 조만간 3선 준비를 위한 조직정비 작업이 가시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3선 출마여부에 여운만 남겼던 송 지사의 움직임이 적극적으로 변하자 민주당 김윤덕 의원(전주갑)과 안호영(완주·무주·진안·장수)의 준비작업도 속도를 낼 조짐이다.
도백도전 의지가 확고한 두 재선의원은 우선 당내 자신의 지지기반을 만들기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또 차기 도백으로서의 비전 구체화와 지금까지의 도정과의 차별화를 어필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 중이란 후문이다.
아울러 이번 지선이 대선 정국과 맞물려 있다는 점 역시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자기가 지지하는 각 후보들의 선거인단 모집과 경선에 힘을 실어줄 권리당원 모집이 치열한 배경도 바로 여기에 있다. 김윤덕 의원은 이재명 캠프에서 조직과 지역을 맡아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당내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안호영 의원은 정세균 캠프에서 활동하면서 전북정치권의 결집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송하진 지사는 현역 광역단체장 신분이기 때문에 표면상 중립을 지키고 있다.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을 가르는 전북에선 권리당원 모집이 곧 당세를 결정짓기 때문에 정치인들과 그 측근들의 권리당원 모집 경쟁 역시 과열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전북의 경우 인구가 적고, 인맥이 겹치는 사례가 많아 도백 후보자들 입장에선 권리당원 한명 한명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김성주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전주병)의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김 위원장은 다른 재선의원들과는 달리 도백 출마의사에 말을 아끼고 있다. 김 위원장은 다른 후보군에 비해 가시적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도전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김 위원장이 직접 출마의사에 가타부타 언급하지 않았고, 대선이후 정치적 변화를 예상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의 지선 출마는 향후 여론조사 추이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불출마할 경우엔 안호영 의원을 도울 것이란 게 정치권 내 중론이다.
네 후보군이 내세우는 도정 운영 방향성도 차이가 드러난다.
송 지사는 민선 6~7기에 쌓아뒀던 성과를 민선8기에 연계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김윤덕 의원은 다년 간 국회경험을 통한 적극성과 함께 광역시가 없는 전북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광역화 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행보는 이재명 지사의 승리와 밀접한데 만약 이 지사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새로운 민주당 정권과의 핫라인을 통해 지역 내 막힌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될 수 있다.
안호영 의원은 ‘생동감 있는 전북’을 위한 ‘새 인물론’을 가지고 도백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사회계와의 소통과 온화한 이미지를 활용, 전주와의 갈등종식론도 나올 수 있다. 또 유일한 비전주 출신으로서 완주와 전주 통합에 적임자란 프레임도 가능하다.
유일하게 출마 의향을 밝히지 않은 김성주 도당위원장은 ‘정책 전문가’로서 자신을 어필하고 있다. 또 국민연금공단이사장 시절 제3금융중심지 논의를 구체화했다는 점도 충분히 선거 전략에 활용할 수 있다.